식약처 “중간 보고 결과 한미 양국 모두 293세포”
증권가 “다른 세포 나온다면, 의도적인 조작 의미”
보건당국·코오롱…사회적인 노이즈 가장 신경 쓰여
[서울=뉴스핌] 김유림 기자 =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에 대한 중간검사 결과 국내 시판 중인 성분이 미국 임상시험에서 사용한 세포와 동일한 것이 확인됐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동일한 세포로 판정된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보고 있으며, 오히려 회사 측이 가장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은 사회적인 이슈로 불거지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 성분 검사 중간결과 한국과 미국 모두 2액 성분이 동일한 것으로 확인됐다.
식약처 관계자는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코오롱생명과학이 지금 미국 분석 업체에 ‘인보사’ 분석 의뢰를 한 상황이며, 중간보고 결과 2액 세포에서 미국과 한국 모두 신장유래세포가 나왔다”면서 “그러나 확정 사항은 아니며, 15일 최종 결과 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성분명 변경부터 허가 취소 등 향후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보사-K[사진=코오롱생명과학] |
앞서 지난 3월31일자로 식약처는 코오롱생명과학의 골관절염치료제인 ‘인보사-K’의 주성분 중 1개 성분이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에 기재된 세포와 다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인보사는 즉각 자발적으로 유통·판매를 중지했으며, 코오롱생명과학의 자회사인 코오롱티슈진은 현재 진행 중인 미국 임상 3상 시험도 중단했다.
코오롱생명과학 측에 따르면 ‘인보사’의 주요 성분을 처음 개발 단계부터 17년 동안 잘못 알고 있었다. 인보사는 퇴행성관절염 환자의 뼈와 뼈 사이에 주사해 증상을 완화시키고 관절구조를 개선하는 유전자치료제 신약이다. 1액과 2액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문제가 된 성분은 2액이다. 당초 코오롱 측은 2액을 ‘연골세포’로 알고 있었으나, ‘태아신장유래세포주(293유래세포)’였던 것이다.
미국 유명 세포은행의 가이드라인에는 293세포는 종양유발 가능성이 있으므로, 외부 바이러스 증식에 사용하고 사람 치료 약으로 사용하지 않는다고 명시돼있다. 오는 15일 식약처가 공개하는 분석결과에 따라 국내판매 및 미국임상 재개가 결정된다.
증권가는 식약처의 중간 보고 결과에 대해 이미 예상했던 결과이며, 한국과 미국에서 다른 세포가 나오는 것이 논란을 더 키운다고 봤다.
바이오 투자업계 관계자는 “회사 측은 초지일관 세포의 이름을 잘못 알았으며, 실수를 인정하고 있다. 다만 17년의 임상데이터가 같기 때문에 효능과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 논리가 맞으려면 한국과 미국 제품에서 동일한 293세포가 나와야 하며, 다른 세포가 나올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대로 미국 인보사는 293세포, 한국에서만 멀쩡한 연골세포가 나왔으면 코오롱이 애초부터 의도적으로 조작한 것으로 결론이 나는 것이다. 세포를 중간에 몰래 바꿨다는 논리다. 미국 임상 취소는 물론 국내 품목허가 취소, 주가는 휴짓조각이 될 만큼 사태가 심각해진다”고 덧붙였다.
코오롱 역시 같은 세포가 나올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동일한 세포가 아니라면, 한국과 미국에서 다른 세포를 쓴 것이며, 의도성을 갖고 조작을 했다는 의미다. 그러나 처음부터 회사는 293세포를 다른 세포로 파악했고, 잘못을 인정한다. 시작은 잘못했지만, 안정성이나 유효성, 제품 자체에 대한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이사가 1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 판매중지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19.04.01 pangbin@newspim.com |
이에 최종 결과에서 동일한 293세포가 나온다면, 품목허가 취소가 된다고 해도 단기간 내에 코오롱생명과학의 허가신청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사 바이오 담당 연구원은 “현재 상황은 수능 만점을 맞은 학생이 이름을 잘못 적어서, 수능 관계자들이 통과 또는 불합격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보면 된다. 식약처가 품목허가 취소를 발표해도, 인보사는 임상을 통과하며 효능을 입증했기 때문에 허가신청만 다시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오히려 투자업계는 이번 사태에서 시민단체의 행보 및 환자 소송 등 사회적인 이슈가 핵심이라고 분석한다.
한 자산운용사 임원은 “코오롱은 방사선 조사를 통해 암세포 유발 가능성이 없다고 보고 있지만, 어쨌든 5000여명의 환자들은 600만원이라는 거금을 들여 연골세포가 아닌 293세포를 맞았다. 대규모 소송이 들어가고, 시민단체가 공식적인 행보를 하게 되면서 사회적으로 시끄러워지면 식약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힘들어진다. 회사 측이 가장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일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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