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보사 관련 코오롱주, 하루 만에 시총 ‘1조원’ 증발
바이오 투심 “코오롱생명과학 개별 이슈로 인식”
유전자치료제 업체 빨간불, 단기적인 영향일 뿐
[서울=뉴스핌] 김유림 기자 = 국내 유일 유전자 치료제 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 판매 중단 여파가 바이오주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다만 유전자치료제를 대표 파이프라인으로 보유하고 있는 코오롱생명과학의 주가는 빨간불이 켜졌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오롱생명과학의 코스닥 시가총액 순위는 전일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진 영향으로 39위에서 69위까지 곤두박질쳤다. 코오롱티슈진 역시 하한가까지 내려가면서 시총 10위에서 17위로 내려앉았다. 특히 전날 코오롱, 코오롱생명과학, 코오롱티슈진 등 인보사 관련 3사의 시총이 1조원 가까이 증발했다.
코오롱의 주가 급락은 개장 전부터 예견됐던 바다. 3월31일자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코오롱생명과학의 골관절염치료제인 ‘인보사-K’의 주성분 중 하나가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에 기재된 세포와 다른 세포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즉각 코오롱생명과학에 제조 판매 중단을 요청했고, 회사 측은 해당 제품에 대해 자발적으로 유통·판매를 중단했다. 아울러 코오롱생명과학의 자회사인 코오롱티슈진은 현재 진행 중인 미국 임상 3상 시험도 중단키로 했다.
1일 기준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권 종목 주가. [사진=네이버금융] |
이처럼 국내 유전자치료제 분야 선두주자의 큰 악재에 당초 바이오 섹터가 흔들릴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한미약품 베링거인겔하임 폐암치료제 판권 반환, 유한양행 퇴행성디스크 치료제 임상 중단,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 등 바이오주는 다양한 악재 여파로 폭락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가총액 상위권에 바이오기업이 차지하고 있는 코스닥 지수는 1.03% 상승했다. 메디톡스(2.24%), 에이치엘비(0.13%), 셀트리온제약(0.90%), 휴젤(2.30%), 에이비엘바이오(8.79%), 코미팜(0.22%), 삼천당제약(4.15%). 유틸렉스(2.57%), 셀리버리(4.55%), 지노믹트리(5.22%), 바이넥스(3.69%), 안국약품(3.57%), 아이큐어(3.05%) 등 강세를 보이며 투자 심리 위축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한 자산운용사 임원은 “과거에 안 좋은 이슈가 터지면 바이오 업종에 대한 이해가 적은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흔들렸고, 전체 업황의 주가가 빠지는 상황이 수시로 발생했다. 그러나 지금은 한 업체의 악재가 산업 전체에 미치는 게 아니고, 개별적인 이슈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 다른 제약·바이오주 시세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역시 “이번 사태를 확대 해석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이번 사건은 코오롱생명과학과 코오롱티슈진의 문제일 뿐 제약바이오 섹터 내 다른 기업들이 영향을 받을 필요는 없다”고 언급했다.
다만 이날 코스닥 시총 상위권 바이오 종목 중 유일하게 바이로메드(4위)와 제넥신(12위)이 각각 1.75%, 2.12% 떨어지며, 약세를 보였다. 두 기업의 공통점은 대표 파이프라인이 ‘인보사’와 같은 ‘유전자치료제’라는 것이다.
유전자 치료는 문제가 생긴 유전자 자체를 치료 대상으로 삼고, 외부에서 환자가 필요로 하는 유전자를 인체에 주입한다. 치료용 유전자가 타깃 세포 속에 정확히 들어가 단백질이나 효소를 만들어내면 성공이라고 말한다. 의약품으로 국내에 허가된 유전자치료제는 ‘인보사’가 유일하다.
바이로메드의 유전자치료제 파이프라인은 ‘VM202’이며, 당뇨병성신경병증, 당뇨병성 족부궤양, 루게릭병 등 다양한 적응증의 임상을 진행 중이다. 또 제넥신의 ‘유전자 치료백신’ 기술은 회사의 핵심 플랫폼 중 하나다.
금융투자업계는 유전자치료제 기업의 주가 하락이 장기화로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바이오 담당 애널리스트는 “바이로메드와 제넥신만 약세를 보였어도, 인보사 악재 영향에 크게 휩싸인 수준은 아니다. 유전자치료제라는 공통점 때문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았지만, 개발 단계이고 출시된 관련 제품이 없기 때문에 잠깐의 헤프닝으로 지나갈 것”이라고 관측했다.
ur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