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박스 분석 결과
라이온에어 추락 사고와 유사
[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에티오피아항공 추락 사고에 대한 예비 조사 결과, 추락 전 조종특성향상시스템(MCAS)이 작동된 것이 확인됐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결국 지난해 라이온에어 추락 사고와 유사한 원인으로 이번에도 사고가 발생했다는 결론이다. 다만 이번 조사는 예비 조사이므로, 향후 조사 결과가 바뀔 수 있다.
조사관들은 사고 현장에서 회수한 블랙박스 기록을 토대로 이러한 결론에 잠정적으로 의견을 모으고 28일 미국 연방항공청(FAA) 고위급 브리핑에서 이 같은 내용을 전달했다.
미국 당국의 항공안전 전문가들이 최근 수일 동안 사고 현장에서 회수한 세부 증거들을 분석하고 있으며, 에티오피아 당국의 예비 보고서도 수일 내 발표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 가루다항공이 보유한 보잉 737 맥스 8 여객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
보잉의 737 맥스 기종에 탑재된 MCAS는 실속(stalling)을 방지하는 안전장치로, 항공기 속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실속이 발생할 경우 받음각(AOA·비행기 날개를 절단한 면의 기준선과 기류가 이루는 각도) 센서를 제어한다. 받음각이 커질수록 항공기가 상승하려는 양력이 강해지기 때문에 이륙 시에는 일정 각도가 유지될 때까지 기수를 올려야 한다.
지난해 10월 29일 189명 탑승객 전원의 목숨을 앗아간 라이언에어 사고와 지난 10일 역시 승객 및 승무원 등 탑승자 157명이 전원이 사망한 에티오피아항공 사고 모두 보잉 737 맥스 기종의 MCAS가 오작동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MCAS 오작동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며 전 세계에서 사고 기종의 운항이 중단되자, 보잉은 사고 이후 처음으로 737 맥스에 대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및 수정 계획을 제시했다. 업데이트 후에는 조종사들이 두 추락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조종특성향상시스템(MCAS)을 더욱 쉽게 통제할 수 있고 데이터 오류에 의해 작동될 확률을 낮추겠다는 설명이다.
세부적으로는 두 개 이상의 받음각 센서에서 데이터를 수집하도록 시스템을 수정해 수치가 5.5도 이상 차이날 경우 MCAS가 작동되지 않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마이크 시네트 보잉 부사장은 “맥스 기종은 당초 엄격한 설계와 철저한 테스트로 개발된 만큼, 업데이트를 통해 문제가 수정될 것이라고 완전히 자신한다”고 말했다.
보잉은 이번 주말까지 미 연방항공청(FAA)에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조종사 훈련 프로그램 개선 내용을 제출해 인증을 요청할 계획이다. 이후 FAA가 이를 승인하면 업데이트 자료를 고객 항공사에 보낼 예정이다.
하지만 승인을 받고 업데이트 설치와 훈련 및 테스트에는 수 주가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FAA가 개선안을 승인한다 해도 유럽과 캐나다, 중국 등 규제당국의 승인을 받는 데는 몇 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737 맥스가 운항을 재개하기까지는 오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탑승자 157명 전원의 생명을 앗아간 에티오피아항공 사고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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