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GER 200 TR도 같은 기간 8위
복리효과•과세시기 결정 가능…고액투자자 선호
[서울=뉴스핌] 이영석 수습기자 = 펀드의 배당금을 재투자하는 TR(Total Return) 상장지수펀드(ETF)가 3월 외국인 순매수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 달 초부터 지난 1일부터 22일까지 삼성자산운용의 ETF ‘KODEX 200 TR’를 1조784억원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동일한 운용전략을 지닌 미래에셋대우의 ‘TIGER 200 TR ETF’도 1888억원 순매수하며 같은 기간 외국인 순매수 8위에 올랐다.
3월 1일~22일 동안 외국인 순매수 상위 리스트 [자료=키움증권 HTS] |
주간 기준으로도 3월 넷째주(18~22일) 외국인 순매수 1위 역시 ‘KODEX 200 TR’이었다. 해당 기간 이들이 사들인 물량은 4684억원에 달한다.
TR ETF는 다른 상품과 달리 이익에 복리효과를 누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기존 ‘KODEX 200 ETF’는 펀드를 구성하고 있는 포트폴리오를 통해 분기별로 배당금을 지급받으며, 배당금액에 대해서 15.4%의 배당소득세를 원천징수한다. TR ETF는 배당금 별도 지급 없이 펀드에 재투자하는 방식을 취하며, 주가 상승시 투자액에 배당금만큼 다시 투자하기 때문에 복리효과를 누릴 수 있다. 세금은 추후 환매 시 보유 기간에 따른 세금을 별도 납부하면 한다.
실제로 배당금을 재분배한다는 특징 덕에 KODEX 200 TR은 KODEX 200보다 수익률에서 우위에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3개월 간 수익률(3월 22일 기준)은 ‘KODEX 200 TR’이 8.63%, ‘KODEX 200’은 8.44%다.
회계처리의 편리성이 외국인들이 TR ETF 선택하는 데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존 ETF의 경우 주기적으로 받는 분배금에 대해 회계처리를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TR ETF는 배당금의 분배 없이 바로 투자하는 효과로 인해 별도의 회계처리가 필요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들 역시 이익실현과 과세시점을 각자 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외국인들의 관심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 금투업계 관계자는 “이익실현과 과세시점을 각자 정할 수 있는 점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선택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 ETF의 경우 배당금을 지급 받게 되는 경우 과세가 원천 징수 되는 반면 TR ETF의 경우 스스로 과세 부담의 시기를 선택할 수 있어 거래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이 주로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TR ETF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상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지난 1월 ‘KODEX Top5PlusTR ETF’와 ‘KBSTAR 대형고배당10TR ETF’의 현재 수익률은 각각 5.39%와 4.61%다. ‘KODEX Top5PlusTR ETF’의 경우 처음 상장 당시(1월 22일) 527억원의 순자산 규모가 2개월 지난 지금 1714억원으로 3배 이상 커졌다.
TR ETF 투자 시에 유의할 점도 있다. 배당금만큼 재투자가 진행돼 주가 하락시 기본 ETF에 비해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더 커질 수 있다.
김남기 삼성자산운용 팀장은 “주가 상승분보다 더 많은 이익을 취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주가가 하락하면 재투자분 만큼 동반 하락하는 효과가 발생할 수 있어서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young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