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저격수’ 김백준 전 기획관, 22일 증인신문 불출석
재판부 “김백준, 당장 구인 안 해”…4월 10일 재소환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MB기소’의 1등 공신으로 불리는 김백준(79)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과 이명박(78) 전 대통령의 법정 대면이 22일 또 다시 불발됐다. 다만 재판부는 김 전 기획관을 당장 강제구인하지 않고, 내달 재소환하기로 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합의1부(정준영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이명박 전 대통령의 항소심 재판에서 김 전 기획관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할 예정이었으나, 김 전 기획관의 불출석으로 재판이 공전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구인을 위한 구속영장을 발부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재판부는 당장 구인하지 않고 내달 10일 다시 증인신문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재판부는 “김 전 기획관이 현재 다른 재판부에서 재판을 받고 있고,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 단계에서 구인영장 발부는 보류하고, 대신 변호인 측에서 송달 가능한 김 전 기획관의 주소를 재판부에 알려달라”고 말했다.
김 전 기획관은 수사 초기부터 모든 혐의를 시인하며 검찰의 이 전 대통령 수사에 적극 협조해 ‘MB기소’의 1등 공신으로 불린다.
김 전 기획관은 이 전 대통령이 재직 당시 국가정보원으로부터 특수활동비 4억원을 수수하는 데 관여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항소심이 진행 중이지만, 지난 19일 열린 항소심 첫 재판에도 불출석했다.
김 전 기획관의 변호인은 “현재 김 전 기획관과는 직접 연락은 하지 못하고 아들과 연락하고 있는데,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기일이 변경되면 다음 재판에는 반드시 출석하겠다고 했다”며 “현재 거제도에 있는 지인 집에 요양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좌)과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우) [사진=뉴스핌DB] |
검찰은 내달 5일 예정된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증인신문 시 이 전 대통령을 퇴정시켜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이 전 회장은 75세의 고령이고 피고인에게 불리한 내용을 피고인 면전에서 진술해야 한다는 심리적 부담감이 있어 법정에서 진솔한 진술을 기대하기에 장애가 있다”며 “특히 지난 기일에서처럼 이 전 대통령이 민감한 반응 보일 경우 증인이 이 전 대통령의 면전에서 위축돼 말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 변호인은 “이 전 회장이 고령이고 건강이 좋지 않다고 하지만, 검찰은 그보다 더 나이가 많은 김백준 전 기획관도 60차례 불러 가혹하게 조사했고 건강악화라는 객관적 증거도 없다”면서 “피고인 면전에서 (증언 내용이) 과연 사실인지, 태도가 어떤지 면밀히 살피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양측의 의견을 조율해 차폐막 시설을 설치해 직접적으로 대면할 수 없게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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