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보잉의 최신 항공기종 '737 맥스'가 최근 에티오피아항공 추락 사고로 소비자 신뢰에 금을 내면서 경쟁사 에어버스에 기회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항공사들이 줄줄이 사탕으로 737 맥스 운항 중단을 발표한 후 대체 항공기를 물색하고 있어서다. 문제는 이미 많은 수주량. 에어버스가 보잉 사태 수혜를 제 때 받지 못할 것이란 난망이 나왔다.
에어버스의 초대형 여객기 A380 [사진=로이터 뉴스핌] |
파이낸셜타임스(FT)는 19일(현지시간) 에어버스가 보잉 사태로 혜택을 받기에는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9일 전 탑승자 157명 전원을 숨지게 한 에티오피아항공 추락 사고기는 보잉 737 맥스다. 지난해 10월 라이언에어 추락 사고기 역시 같은 기종이다. 737 맥스 8 항공기를 주문한 노르웨이에어, 아이슬란드에어 등 항공사들은 안정성 우려로 당국의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주문을 유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장 자사 여객기 운항에 어려움을 겪는 항공사들은 따로 있다. 캐나다의 저가항공사 웨스트젯은 지난 18일, 전 세계적인 737 맥스 항공기 운항 중단 움직임이 자사 실적에 직격타를 줄 것이라고 경고했고 캐나다의 최대 항공사 에어캐나다 역시 지난주 비슷한 경종을 울렸다. 에어캐나다의 경우, 총 392대의 여객기 중 24대가 논란의 737 맥스이기 때문이다.
737 맥스를 대체할 만한 에어버스의 최신 모델은 'A320네오'이지만 시중에 보급되지 않았다. 지난 2월 말, 회사는 총 5962대의 싱글아일(단일통로) 항공기 수주를 받았는데 이중 대다수인 5814대가 최신 기종 A320네오다.
버티컬파트너스리서치의 로버트 스탤라드는 "이론상 항공사들이 보잉에서 에어버스로 주문을 교체할 수 있겠지만 새로운 주문은 에어버스의 이미 많은 수주량 뒤로 밀려날 것"이라며 항공사들이 새로운 네오 기종을 받아보려면 약 3년은 대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에어버스는 올해 하반기부터 싱글아일 항공기 생산량을 매달 60대로 늘릴 계획이다. 2021년에는 매달 63대로 생산량을 맞추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산업 전문가들은 현재 공급사슬의 제약을 볼 때 생산량 증가는 어려운 시나리오라고 말한다. 항공기 주문 협상에는 시간과 비용이 들고 하룻밤 사이에 결정되는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미 A320네오를 주문한 항공사들 중 일부는 예약일보다 일찍 항공기를 납품받길 원할 것이기 때문에 현재 새로운 주문을 받을 여력이 없을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또, 이미 737 맥스 항공기를 여러대 운항하고 있는 항공사들 경우 이를 대체할 이전 사양의 보잉 737 항공기를 저렴한 가격에 임대하는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 이들은 보잉에 "저렴한 가격대의 전 737 모델 항공기를 생산하라고 요구할 수 있다"고 스탤라드는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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