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최대 핀테크 행사 참석…오픈뱅킹 플랫폼 홍보 나서
"금융사 아닌 IT회사 돼야…지방은행도 리딩뱅크 가능"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김한 JB금융그룹 회장이 임기 마지막 출장길에 나선다. 김 회장은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글로벌 최대 핀테크 행사에 참석해 JB금융의 오픈뱅킹 플랫폼 '오뱅크(Obank)'를 해외 시장에 알릴 계획이다. "금융회사가 아닌 IT 회사로 거듭나야 한다"는 그의 지론대로 마지막까지 디지털 전도사 역할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김한 JB금융그룹 회장 [사진=JB금융] |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한 회장은 이날부터 2박3일 일정으로 출장길에 올랐다.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에서 열리는 글로벌 핀테크 행사 '머니2020아시아' 컨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3연임에 도전하지 않고 이달 말까지 회장직을 수행하기로 한 김 회장으로선 이번이 마지막 출장이다.
'머니2020'은 금융권과 IT업계 관계자들이 집결하는 국제행사다. 핀테크업계의 소비자가전박람회(CES)로 통한다. 금융, 통신, IT 업계 관계자와 투자자, 규제당국 등도 참석한다. 이번 컨퍼런스에선 구글, IBM, 페이스북 등 글로벌 IT기업과 씨티그룹, 스탠다드차타드은행, JP모건 등 금융사를 포함한 1400여개 기업이 참여한다.
국내 은행계 금융지주사 중에선 JB금융이 유일하게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회사측에선 김한 회장을 비롯해 디지털 관련 부서 임직원들이 싱가포르로 총출동한다. 한화금융그룹을 비롯해 삼성카드, KB국민카드 등 일부 카드사와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도 참여한다.
김 회장이 싱가포르로 향한 이유는 JB금융의 '오뱅크'를 직접 소개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컨퍼런스장에 별도 부스도 마련됐다. 오뱅크는 외부 사업자들이 금융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JB금융의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공개한 플랫폼이다. 핀테크 기업들은 API를 이용해 P2P금융, 해외소액송금, 공과급수납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개발·제공할 수 있다.
지난해부터는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12월 인도네시아 상업은행인 CIMB 니아가은행에 오픈뱅킹 플랫폼 사업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IT 기술을 해외에 수출했다. 이번 컨퍼런스에는 동남아 각국에서 다양한 금융사와 IT기업들이 참여하는 만큼 오픈뱅킹 사업을 확대할 발판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디지털 관련 부서 임직원들이 동행하는 만큼 디지털 혁신 흐름을 읽는 기회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올해 행사는 △플랫폼 생태계 △은행의 도전 △데이터 보안 △디지털 자산 등을 주제로 진행되며, 세션 별로 발표와 네트워킹 자리가 마련될 예정이다.
JB금융이 머니2020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금융지주사 중에는 이례적으로 2016년부터 매년 참석해 왔다. 지방 금융사이지만 급변하는 금융환경에서 기술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면 리딩뱅크도 가능하다는 김 회장의 생각이 뒷받침된 결과다.
디지털 금융을 위한 적극적인 행보는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오는 29일 주주총회에서 선임을 앞둔 김기홍 회장 내장자도 디지털 금융을 강조하고 있다. 김 내정자는 지난 12월 기자간담회에서 "디지털 전환 역시 비용 효율적 측면에서 계속하고, 캄보디아와 미얀마 등을 기반으로 한 해외 소비자 금융 영업도 키워나갈 것"이라며 "대형은행과 정면으로 맞붙는 것보다는 틈새 시장을 노리겠다"고 언급했다.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