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낙인 등 일부 "300인 이상은 위헌" 나경원 손 들어줘
학계 다수는 합헌설에 무게..."입법 취지 고려해 해석을"
[서울=뉴스핌] 김선엽 기자 =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한 의석수 확대를 둘러싸고 위헌 논쟁에 다시 불이 붙었다.
여야는 "무지를 드러냈다", "뇌를 정밀 검사해볼 것" 등의 원색적인 표현을 써가며 거센 공방을 벌이고 있다.
국회의원 의석수를 300석 이상으로 확대하는 것이 현행 헌법 체제 하에서 가능한가의 문제다. 중심에는 오래된 라이벌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유시민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3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9.03.13 yooksa@newspim.com |
시작은 나 원내대표의 12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시작됐다. 그는 "연동현 비례대표제는 의원정수는 300석을 넘어서는 안된다는 불문의 헌법정신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유시민 이사장과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이날 유튜브 ‘고칠레오’ 영상에 출연해 비판을 쏟아냈다.
박 의원은 "헌법에 국회의원 정수는 200명 이상이어야 한다고 ‘하한규정’은 있지만 ‘상한규정’은 없다”며 “나 원내대표는 비례대표제 폐지 발언과 유사할 정도로 헌법정신이나 내용에 대한 무시 또는 무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 이사장 역시 "사법시험을 공부할 때 헌법 공부를 안하느냐"며 "기본을 안하는 사람들이 가끔 있다"고 거들었다.
이튿날인 13일 이양수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유시민 이사장이 서둘러 자신의 뇌를 정밀 검사해볼 것을 정중히 권고한다"고 재차 반박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사진=알릴레오 화면 캡쳐> |
헌법 제 41조는 '국회의원의 수는 법률로 정하되, 200인 이상으로 한다'고 규정했다. 의원 수에 대한 하한선은 명문화돼있으나 문리해석 시 상한선은 없다.
이 때문에 국회의원 정수를 300인 이상으로 늘릴 수 있는가를 두고 학계에서도 논란이 지속돼왔다. 정치권에서도 선거구제 개편이 논의될 때마다 문제가 됐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원하는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은 국회의원수를 300인 이상으로 늘리자는 입장인 반면 한국당은 의원수를 현재의 300명으로 유지하고 오히려 비례대표제를 없애자는 입장이다.
헌법 전공인 성낙인 전 서울대 교수는 과거 언론 기고를 통해 "헌법상 200인 이상의 의미는 300명 이상 무한대로 증원할 수 있다는 의미보다는 200명대를 의미한다고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국회 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이종수 연세대 교수도 만일 300인 이상으로 하려고 한다면 헌법을 개정, 300인 이상으로 한다거나 또는 상한을 새로이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양수 원내대변인은 "이쯤이면 유시민의 ‘고칠레오’가 아니라, 유시민의 ‘속일레오’로 이름을 바꿔야 할 정도"라고 비판했다.
반면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의원 수 300인 확대 사안은) 문언상 위헌으로 볼 수 없고 국회의원 정수를 늘리는 것이 제도의 본질적 취지에 반한다고 판단할 수 없어 위헌으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국회 입법조사처에 따르면 학계에 위헌설이 소수 존재하지만 대체로 합헌설에 무게를 둔다.
김선화 국회 입법조사관은 '이슈와 논점' 발간물을 통해 "견해를 밝힌 헌법학자 대부분은 의원정수를 300인으로 하는 것에 대해 문언상으로나 제도의 본질적 취지에 비춰 합헌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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