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율(말라 엠드)은 남자친구를 만나기 위해 캠핑카를 끌고 포르투갈로 향한다. 얀(안톤 스파이커) 또한 같은 시기 다른 목적으로 여행을 떠난다. 두 사람의 첫 만남은 얀이 여행 당일 카풀 예약 취소를 통보받으면서 시작된다. 얀은 우연이 만난 율에게 동행을 제안하고 율은 흔쾌히 응한다. 서로 다른 목적지를 향해 함께 떠난 두 사람은 너무 다른 상대의 모습에 서서히 물든다.
영화 '에브리타임 룩 앳 유' 스틸 [사진=㈜박수엔터테인먼트] |
영화 ‘에브리타임 룩 앳 유’(Every time look at you)의 원제는 ‘303’이다. 303은 극중 율과 얀이 타고 떠나는 캠핑카의 모델명이다. 원제에서 알 수 있듯 이 영화는 303을 타고 여행하는, 차량 안팎에서 일어나는 두 남녀의 이야기를 담은 ‘트립 로맨스’다. 낯선 여행길에서 나누는 낯선 사람과의 사랑.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의 영화 ‘비포’(1995~2014) 시리즈가 자연스레 떠오른다.
서사 구조도 비슷하다. ‘에브리타임 룩 앳 유’ 역시 특별한 에피소드 없이 주인공들의 대화로 이야기를 채워간다. 그 과정에서 사랑, 슬픔, 분노 등 다양한 감정이 피어오른다. 다만 대화의 질이 다르다. 지나치게 철학적이다. 상처를 나누고 어루만지고, 그러면서 서로를 알아가는 수준이 아니다. 일상적 대화를 넘어 인류와 사회 문제로 확대된다. 자연스레 흐름이 끊기고 공감도가 떨어진다.
아쉬운 지점을 채우는 건 아름다운 자연 풍광이다. ‘트립 로맨스’인 만큼 보는 재미가 있다. 율과 얀의 관계가 깊어질수록 그 뒤에 펼쳐지는 배경도 달라진다. 독일 베를린을 시작으로 독일 퀼른, 벨기에, 프랑스, 스페인 사세바스티안, 그리고 목적지인 포르투갈까지 주인공들의 여행 동선에 따라가며 유럽의 아름다운 자연을 즐길 수 있다. 오는 14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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