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카를로스 곤 전 닛산자동차 회장이 법원의 결정에 따라 10억엔(약 100억원)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 금융상품 거래 위반 등의 혐의로 일본 검찰에 체포된 지 108일 만이다.
곤 전 회장은 현장에 대기 중이던 200여명의 취재진의 눈을 피하기 위해 작업복을 입고 파란색 모자와 안경, 마스크 등을 착용한 채로 구치소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를로스 곤 전 닛산자동차 회장이 파란색 캡모자와 마스크를 쓴 상태로 6일 도쿄구치소에서 나오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앞서 두 차례 보석 신청을 기각했던 도쿄지방재판소는 전날 10억엔 보석금과 함께 일본 국내 주거 제한, 주거지 출입구 감시카메라 설치, 해외 방문 금지, 인터넷 사용 제한, 사건 관계자 접촉 금지 등의 조건을 달고 보석 결정을 내렸다.
곤 전 회장은 미국 대리인을 통해 무죄를 거듭 주장하면서, 재판에 단호한 결의로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번 보석 허가가 곤 전 회장의 장기 구속에 대한 국제적 비판을 의식한 결정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일본 검찰은 그간 곤 전 회장에 대한 새로운 혐의를 추가하며 재체포를 하는 방식으로 구속 기간을 늘려왔는데, 이를 두고 해외는 물론 일본 국내에서도 ‘인질 사법’, ‘종교 재판’이라는 비난이 일었다.
한편 석방된 곤 전 회장 측은 무죄 주장과 함께 자신에 대한 닛산차 일본인 경영진의 모함으로 수사가 진행된 것이란 주장을 펼칠 것으로 보여 앞으로 프랑스와 일본 간 갈등이 재점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현재 르노와 닛산은 서로 지분을 교환해 갖고 있지만 르노는 닛산의 경영진을 임명할 수 있고 지분 의결권도 보유한 상태다. 반면 닛산은 르노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의결권과 지배권이 없다.
곤 전 회장의 체포 전까지 프랑스 정부는 르노와 닛산 합병을 추진 중이었는데, 닛산을 프랑스에 빼앗기면 안 된다는 위기의식 때문에 일본 정부가 곤 전 회장을 장기 구속한 것이란 게 업계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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