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카를로스 곤 닛산(日産)자동차 전 회장이 세번째 신청 끝에 보석 허가를 받은 가운데, 곤 전 회장이 성명을 발표하고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NHK에 따르면 곤 전 회장은 5일 보석 결정 후 프랑스 측 대리인을 통해 "나는 무고하다"며 "스스로를 확실하게 지키기 위해 재판에서 단호하게 나서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무죄 추정의 원칙과 공정한 재판을 위해 싸워준 일본과 세계 각지의 비영리기구(NGO)와 인권활동가들에 감사한다"고 했다.
앞서 도쿄지방재판소(법원)은 5일 곤 전 회장 측이 낸 보석신청을 허가했다. 보석금은 합계 10억엔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금융상품거래법 위반(유가증권보고서 허위기재)협의가 2억엔, 회사법 위반(특별배임)혐의가 8억엔이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곤 전 회장은 보석금을 내고 오늘 석방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19일 첫 체포된 이래 107일만이다.
카를로스 곤 전 닛산자동차 회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보석에는 △거주지는 일본 국내에 한정 △해외로 출국 금지 △거주지 출입구에 방범카메라 설치 등의 조건이 붙는다. 방범카메라 영상은 재판소에 재출해야 하며, 사건 관계자와의 접촉도 금지된다. 3일 이상의 여행을 떠나려면 재판소 허가가 필요하다.
인터넷 사용에도 제한이 붙는다. 핸드폰으로는 인터넷 접속이 금지되며, 컴퓨터 사용은 변호사 사무소의 단말기만을 사용해야 한다. 통화기록 역시 재판소에 제출해야 한다.
곤 전 회장의 변호인인 히로나카 준이치로(弘中惇一郎) 변호사는 보석 조건을 전해들을 당시 "(곤 전 회장은) 놀란 얼굴을 하며 기뻐하지 않는 모습으로, 싫은 표정을 지었다"고 밝혔다.
아사히신문은 "재판소가 '공판 전 준비절차' 전에 보석을 허가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변호단의 전략이 통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곤 전 회장 측이 외부와의 정보 교환을 스스로 제한하겠다는 조건을 내건 것이 재판소의 판단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뜻이다. 공판 전 준비절차는 효율적인 심리를 위해 법원이 공판기일 전에 행하는 일련의 절차를 뜻한다. 일본 검찰은 5일 불복해 준항고했지만 기각됐다.
르노의 대주주인 프랑스 정부도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무장관은 자국 라디오방송에서 "자유의 몸이 돼 자신을 지킬 수 있게 된 건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밝혔다.
장 도미니크 세나르 르노 회장은 곤 전 회장의 소식에 "(닛산, 미쓰비시와의) 협력관계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는데 그쳤다. 사이카와 히로토(西川広人) 닛산 자동차 사장 역시 기자회견을 열고 "사법절차에 따른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3사 연합에는 영향은 없다고 생각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곤 전 회장이 보석 후 닛산이나 르노 이사회에 참석할 것인지도 관건이다. 히로나카 변호사는 5일 기자회견에서 "재판소의 허가가 있다면 가능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재판소의 판단여부는 아직 불명이지만, 사건 관계자와 접촉하지 못하도록 화상회의로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
신문은 "곤 전 회장이 보석 후 기자회견 등을 통해 닛산 경영진을 비판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주주총회에서 사이카와 사장을 직접 비판한다면 3사 연합과 관련된 논의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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