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이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을 파기하고 유럽에 중거리 미사일을 배치해 러시아를 위협하면 러시아도 극초음파 미사일로 미국을 겨냥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20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 로이터통신 등 주요 언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국정연설을 통해 러시아가 대립을 원치 않으며 INF 조약의 이행 중단 이후에 미사일 배치에 착수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은 “그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그들의 권리지만 그들은 계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들이 우리가 개발하고 있는 미사일의 속도와 도달 범위를 계산하게 두자”고 했다.
이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우리에게 직접적인 위협이 되는 지역뿐만 아니라 의사결정의 중심이 위치한 영역에 대해 이용할 수 있는 종류의 무기를 만들고 배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 같은 발언은 러시아가 미국이 러시아를 겨냥해 미사일을 배치한 러시아 인접 국가뿐만 아니라 미국 본토 자체도 겨냥할 수 있다는 이야기로 해석된다.
특히 폭스뉴스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미국을 겨냥한 극초음파 미사일 배치를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초 미국 정부는 러시아가 INF 조약을 이행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조약 이행 중단을 선언했다. 지난 1987년 체결된 이 조약은 301~3400마일의 중거리 미사일 개발을 금지한다.
미국이 INF 조약 이행 중단 결정을 발표한 다음 날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똑같은 대응을 할 것”이라면서도 “비용이 드는 군비 경쟁에 참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연설에서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조약을 위반했다는 미국 측의 주장을 다시 한번 반박하고 미국이 조약에서 탈퇴하기 위한 핑계를 삼기 위해 거짓 의혹을 제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러시아가 군비 제한에 대해 논의를 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잠겨있는 문을 계속해서 두드리진 않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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