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 EU와 재협상 지속 방침...26일까지 2차 승인투표 시도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영국 하원이 14일(현지시간) 테리사 메이 총리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합의안 재협상에 대한 의원들의 지지를 재확인 받기 위해 내놓은 결의안을 거부했다.
이날 표결 결과가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계획에 대한 의회의 의중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메이 총리 입장에선 큰 타격이 됐다.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재협상에 대한 EU와의 협상력이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스카이뉴스는 보도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사진= 로이터 뉴스핌] |
BBC와 가디언,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표결에 하원의원 650명 가운데 하원의장 등을 제외한 의원들이 참가, 찬성 258표 대 반대 303표로 메이 총리의 결의안이 부결됐다.
메이 총리의 집권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파 약 50명이 이날 투표를 기권해 제1 야당인 노동당 등에서 나온 반대표가 찬성표를 압도했다.
강경파가 기권한 것은 이날 메이 총리가 내놓은 결의안에 '노 딜 브렉시트(아무런 합의없이 EU 탈퇴)' 내용이 담기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합의안이 지난달 15일 하원 승인투표에서 압도적 표차로 부결되자 같은 달 21일, EU와의 재협상 추진 내용 등이 담긴 브렉시트 플랜B 결의안을 제출했다.
이어 같은 달 29일, 의회에서 재협상을 지지하는 의원들의 수정안이 의결되자 EU와의 재협상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가장 논란이 됐던 안전장치 조항을 수정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메이 총리는 EU와의 재협상을 거쳐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2차 승인투표를 이날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EU와의 브렉시트 재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이날인 14일 결의안을 내놓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하원은 메이 총리가 내놓은 결의안 외에도 오는 3월 29일로 예정된 브렉시트 시한을 최소 3개월 연장하자는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의 수정안도 거부했다. 노동당 의원 다수가 반대표를 던진 까닭이다.
노동당이 제출한 수정안 역시 부결됐다. 노동당이 제출한 수정안은 오는 27일까지 정부가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2차 승인투표를 개최하거나, 더이상 EU와 합의가 불가능하다고 선언하고, 하원이 향후 조치에 관해 투표를 통해 결정하도록하는 내용이다.
메이 총리는 하원 의사와 관계없이 EU와의 재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번 표결은 법적 구속력이 없다. 메이 총리의 대변인은 "정부는 우리가 오는 3월 29일 EU를 떠날 수 있도록 EU와의 재협상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메이 총리는 오는 26일까지 EU와 재협상을 타결하면 2차 승인투표를 개최할 계획이다. 그러나 26일까지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다음날인 27일인 향후 계획과 관련한 결의안을 또다시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EU가 메이 총리의 재협상 요구에 수용불가 방침을 고집하는 가운데 메이 총리의 정치적 동력은 계속 떨어져가는 형국이다.
오는 3월 29일 브렉시트 시한까지 한 달여를 앞둔 가운데 브렉시트 연기나, 브렉시트에 대한 2차 국민투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힘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