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데이자동차보험, 워라밸 확산에 효자상품 등극
[서울=뉴스핌] 김승동 기자 = 미니보험 원조격인 더케이손해보험의 하루짜리 자동차보험이 판매량 100만건을 목전에 뒀다. 더케이손보가 마케팅비용을 많이 쓰지 않는 소형사인데다 상품 또한 생소해 출시 초기 안팎의 전망은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휴일이 증가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문화 확산으로 국내여행이 늘면서 이 상품은 효자 상품으로 등극했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더케이손보 지난 2012년 하루 단위로 가입할 수 있는 자동차보험을 처음 출시했다. 출시 초년도 판매량은 2만건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후 2014년 17만건, 2016년 48만건, 2018년 92만건을 기록하며 가속페달을 힘차게 밟았다. 현재는 매월 약 2만명이 이 상품을 가입한다.
일반 자동차보험의 경우 차량 소유자나 가족 소유 차의 공동 운전자여야만 가입이 가능하다. 면허는 있는데 차가 없거나 렌터카를 빌렸을 때 가입할만한 자동차보험이 없었던 것. 이 상품은 이 같은 수요를 정확히 겨냥했다.
이 상품은 차량 유무에 관계없이 가입이 가능하며 차량은 물론 상대방의 차량과 신체 손해도 보상한다. 보상 한도는 대인 무한이며, 대물 3000만원이다. 또 가입자 본인은 3000만원이 한도다. 보험료는 3000원~6000원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더케이손보는 이 상품 판매가 급격히 늘면서 자연스럽게 2030세대의 데이터도 축적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들에게 적합한 신상품도 판매할 태세다. 다만 더케이손보가 자동차보험 중심이란 점에서 개인보험상품 포트폴리오가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다. 이에 즉각적인 업셀링(upselling: 더 비싼 상품 가입 유도)으로 이어질 확률은 높지 않다는 게 안팎의 분석이다.
보험업계도 이 상품을 주목하고 있다. 이미 KB손보가 미투(me too)상품인 ‘KB모바일하루자동차보험’을 출시했다. 2030세대 가입자는 하루자동차보험에 가입하면서 자연스럽게 마케팅 동의를 한다. KB손보는 이 마케팅 동의 자료를 토대로 업셀링 포인트를 잡는다. 경쟁 대형사들도 유사 상품 출시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보험시장은 신규 고객 확보가 쉽지 않다. 보험 주 가입자인 40대 이상 중장년층은 이미 많은 보험에 가입했다. 반면 2030세대는 보험 가입에 관심이 없는 편이다. 이에 각 보험사들은 미니보험(보험료도 보장도 작은 보험)을 미끼상품으로 출시, 가입자의 마케팅동의를 받기에 주력하고 있다.
더케이손보 관계자는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즐기는 라이프스타일이 확산되면서 원데이자동차보험 가입자도 급격히 늘고 있다”며 “마케팅동의를 거친 가입자에게 신규 상품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보험사들은 1000원 내외의 미니보험을 출시하면서 고객들에게 마케팅동의를 얻고 있다”며 “다만 2030세대는 보험 가입 욕구가 크지 않아 미니보험 가입자도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원데이자동차보험은 소비자에게 필요한 타깃상품의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향후 2030세대를 겨냥한 미니보험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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