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정치 국회·정당

속보

더보기

[현장에서] 첫 단추 잘못 끼웠나…유승민 '개혁보수' 고집에 진전 없던 연찬회

기사입력 : 2019년02월09일 07:41

최종수정 : 2019년02월09일 22:19

개혁보수와 실용정책주의, 세력화 노선 충돌.
6시간 넘는 마라톤 회의 끝에 결론은 "논의가 가능하다는게 희망"
유승민 "오랜 기간 준비해 말했지만 달라진 것 없어"

[양평=뉴스핌] 김현우 기자 = 시침이 반바퀴를 돌았지만 토론은 끝나지 않았다. 8달 만에 모습을 보인 유승민 의원은 당 정체성 논쟁에 불을 붙였다. 전날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열린 2019년 바른미래당 의원연찬회는 민주평화당과의 통합을 통한 ‘세력화’와 개혁보수정당이라는 ‘창당정신’이 평행선을 달렸다.

연찬회 장소는 경기도 양평에 있는 한 호텔. 최저기온이 영하 11도까지 떨어진 추운 날씨였지만 회의장 주변은 더운 공기가 가득했다. 연찬회에 참석한 모든 의원들은 바른미래당을 상징하는 민트색 외투를 입었지만 회의가 진행될수록 하나둘 겉옷을 벗었다. 유승민 의원은 회의 중간에 목이 탔는지 회의장 바깥으로 나와 물을 찾기도 했다.

바른미래당 의원들이 8일 경기도 양평의 모 호텔에서 열린 연찬회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사진=김현우 기자]

이날 회의에서는 손학규 대표 등 소속 의원 22명이 열띤 마라톤 토론을 벌였다. “우리 당은 존속이 문제가 아닌, 한국 정치에 새로운 길을 열 정당”이라는 손 대표 모두 인사와는 달리 이날 논의는 ‘첫 단추를 잘못 끼운’ 바른미래당의 현재를 고스란히 보여줬다.

이날 바른미래당이 공들여온 연동형 비례대표제 논의는 단 20분에 그쳤다. 대다수 회의 시간은 당 정체성 논쟁이었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1차회의를 마치고 나와 기자들에게 “20여분간 선거제도 개혁 논의를 하고 나머지 시간동안은 당 진로, 정체된 당 지지율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토론에 앞서 유승민 의원은 “바른미래당은 개혁보수 정당”이라고 못을 박았다. 유 의원은 “바른미래당이 선명한 개혁보수 정당임을 분명히 하고 보수 재건의 주역이 되자는 게 내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유 의원이 개혁보수를 천명하면서 지난해 연찬회와 비슷하게 흘러갔다. 

국민의당 출신인 김동철 의원은 저녁 식사를 앞두고 “유 의원이 선명한 개혁보수를 말했는데 국민들은 그런 이념에 관심이 없다”며 “이념보다 청년 일자리, 자영업자 등 산적한 현안 문제를 논의해야지, 창당한지 1년 된 정당에서 언제까지 정체성 논쟁을 할 건가”라고 유 의원을 정조준했다.

김 의원은 또 “유권자가 동의하지 않은 통합을 끝까지 밀고 가다 당이 분열했다”며 “안철수 전 대표는 소신과 다른 양보를 통해 합의했는데 결국 첫 단추를 잘못 끼워 이런 문제가 생겼다”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이 8일 양평 모 호텔에서 연찬회를 열고 당 진로와 현안에 대해 토론자리를 가졌다. [사진=김현우 기자]

박주선 의원도 “지난해 유 의원이 불참한 연찬회에서는 오랜 토론을 통해 우리당 이념 정체성을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를 아우르는 민생실용정당으로 정했다”며 “정체성 문제보다는 민생 정책을 이야기 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앞서 박주선 의원은 지난 7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우리 당이 소멸하지 않을 정당이자 능력있는 정당이란 확신을 국민들께 주려면 세력화가 필요하다”며 “통합해야 이긴다”고 강조한 바 있다. 민주평화당과의 합당 논의를 재개한 셈이다.

정체성 논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언주 의원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30여분간 ‘신보수’를 내세웠다. 이 의원은 “양당 통합선언 당시 우리는 중도보수정당을 지향했다”며 “한국 정부가 북한 독재정권에 동화되는 상황에서 우리 당은 창당정신에 맞게 치열하게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한 의원은 “한국당과 함께 해온 사람이 몇 개월 만에 찾아온 연찬회에서 뚱딴지같은 소리를 하고 있다”며 “이야기 전에 당에 사과부터 하고 그런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꼬집기도 했다.

토론은 자정쯤이 돼서야 끝났다. 1차토론 1시간 20여분, 2차토론 4시간 50여분. 두 차례 토론을 했지만 ‘합리적 진보와 개혁 보수의 공존’이라는 지난해 연찬회 결과에서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했다. 한 의원은 “이념이 없다면 정책 정당이 무슨 소용이냐”고 볼멘소리를 하기도 했다.

손학규 대표는 뒷풀이 자리에서 “연찬회에 참석한 의원들 모두 모든 걸 열어놓고 미래를 고민하는 자세였다”며 “이언주 의원과 유승민 전 대표도 찾아온 연찬회 자체가 한국 정치 희망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김관영 원내대표도 “이대로 회의를 계속 한다면 당 정체성도 자리를 잡을것이며 당의 정책도 통일될 것”이라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유승민 의원은 “내 주장을 오래 준비해 오늘 연찬회에서 밝혔지만 달라진 게 없었다”며 “이 이상 이야기할 필요가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withu@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한덕수, 대선 출마 여부에 "노코멘트"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해 "맞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 대행은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양측이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을 지금의 모습으로 만드는 데는 미국의 역할이 매우 컸다"며 "한국전쟁 이후 미국은 원조, 기술이전, 투자, 안전 보장을 제공했다. 이는 한국을 외국인에게 매우 편안한 투자 환경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대행은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 축소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2025.03.24.gdlee@newspim.com 한 대행은 "협상에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와 상업용 항공기 구매 등을 포함해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며 "조선업 협력 증진도 미국이 동맹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FT는 "비관세 장벽을 낮추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다"고 한 대행이 언급했다고 전했다. 한 대행은 협상 과정에서 "일부 산업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도, 양국 간 무역의 자유가 확대되면 "한국인의 이익도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FT는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 여부에 대해서는 사안에 따라 재협상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 대행은 6·3 대통령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nylee54@newspim.com 2025-04-20 13:43
사진
호미들 중국 한한령 어떻게 뚫었나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중국의 한류 제한령)이 해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가 중국에서 공연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18일 베이징 현지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3인조 래퍼 '호미들'이 지난 12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공연을 펼쳤다. 반응은 상당히 뜨거웠다. 중국인 관객들은 공연장에서 호미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 음악에 맞춰 분위기를 만끽했다. 공연장 영상은 중국의 SNS에서도 퍼져나가며 관심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국적 가수의 공연은 중국에서 8년 동안 성사되지 못했다.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BTS도 중국 무대에 서지 못했다. 때문에 호미들의 공연이 중국 한한령 해제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호미들 공연이 성사된 데 대해 중국 베이징 현지 문화콘텐츠 업계 관계자들은 공연이 소규모였다는 점과 공연이 성사된 도시가 우한이었다는 두 가지 요인을 지목했다. 호미들이 공연한 우한의 우한칸젠잔옌중신(武漢看見展演中心)은 소규모 공연장이다. 호미들의 공연에도 약 600여 명의 관객이 입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에서 800명 이하 공연장에서의 공연은 정식 문화공연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중국에서는 공연 규모와 파급력에 따라 성(省) 지방정부 혹은 시정부가 공연을 허가한다. 지방정부가 허가 여부를 판단하지 못할 경우 중앙정부에 허가 판단을 요청한다. 한한령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의 문화공연은 사실상 금지된 상황이었다. 호미들의 공연은 '마니하숴러(馬尼哈梭樂)'라는 이름의 중국 공연기획사가 준비했다. 이 기획사는 공연허가가 아닌 청년교류 허가를 받아서 공연을 성사시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우한시의 개방적인 분위기도 공연 성사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한에는 대학이 밀집해 있으며 청년 인구 비중이 높다. 때문에 우한에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다. 게다가 젊은 층이 많은 만큼 우한에서는 실험적인 정책이 시행되어 왔다. 우한시는 중국에서는 최초로 시 전역에서 무인택시를 운영하게끔 허가하기도 했다.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파격적인 정책이 발표되는 우한인 만큼, 한한령 상황임에도 호미들의 공연이 성사됐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의 한 문화업체 관계자는 "우한시가 개방적이라는 점에도 불구하고, 호미들의 공연은 소극적인 홍보 활동만이 펼쳐지는 한계를 보였다"며 "공연기획사 역시 한한령 상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현지 문화콘텐츠 업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한국의 최정상급 가수가 대규모 콘서트를 개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어서 빨리 한한령이 해제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한한령이 해제될 것이라는 시그널은 아직 중국 내에서 감지되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호미들의 중국 우한 공연 모습 [사진=더우인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4-18 13: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