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북미정상회담서 남북미, 남북미중 종전선언 가능성
조성렬 "북미정상회담서 선언할 수도…평화협정 첫 단계"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종전선언 발언'을 두고 각종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종전선언에 대한 남북 간의 공감대가 확인된 반면 미국과 북한 간에는 구체적으로 논의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미 CNN 방송 등에 따르면 비건 대표는 31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스탠퍼드 대학 월터 쇼렌스틴 아태연구소에서 가진 강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전쟁을 끝낼 준비가 돼 있다"며 "그 것은 끝났다"고 밝혔다.
비건 대표는 "우리는 북한을 침공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 정권 붕괴를 시도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지난해 12월 21일 한미 워킹그룹 2차 회의를 마치고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뉴스핌 DB] |
비건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오는 6일께 북미 간 실무협상이 점쳐지고 있는 시점에서 나온 것이다. 실무협상이 사실상 2차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최종 의제 조율의 자리인 만큼 우회적으로 회담 의제를 발표했을 가능성이 있다.
조성렬 전 국가안보전략연 수석연구위원은 "북미가 만나서 이견을 드러내기 보다는 미국 측 입장을 미리 알림에 따라 북한으로 하여금 '준비를 해 와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차원일 수 있다"고 말했다.
조 전 수석연구위원은 그러면서 "아울러 지난주 스웨덴에서 열린 북미 간 실무협상에서 이미 북미가 합의를 이뤘기 때문에 이를 공론화 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체제안전 보장은 북미 간 비핵화 협상에서 북한이 미국으로부터 얻어내려는 상응조치 중 하나다. 그간 북한이 종전선언과 한미연합훈련 중단 등을 통해 체제안전 보장의 요구를 구체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돼 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남북 정상은 지난해 4.27 판문점 선언을 통해 연내 종전선언 추진에 대해 합의했다. 그러나 결국 연내 종전선언은 이뤄지지 못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남북 정상이 9월 평양회담을 통해 '실질적인 전쟁위험 제거', '군사분야합의서' 등을 합의하면서 남북 간에는 사실상의 종전선언이 있었다고 해석하기도 했다.
반면 미국은 6.12 센토사 합의에서 종전선언에 대한 언급이 없었을 뿐 아니라, 이후 전개된 북미 외교 당국자 간 접촉 등에서도 이를 공론화 한 적이 없다. '선(先) 비핵화 조치'-'선 체제안전 보장'에 대한 북미 간 이견이 극명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이번 비건 대표의 발언은 의미 심장하다.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남·북·미 3자간 또는 남·북·미·중 4자간 종전선언에 대한 연내 추진 등의 합의가 있을 수 있다.
조 전 수석연구위원은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북미 간의 한국전쟁의 종전을 정식으로 선언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며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는 것이며 평화협정을 위한 첫 단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