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산업선·동해선 단선 전철화 경제성 평가 낮아
대통령 공약 사업 프리미엄 작용한듯
시민단체 "예산 낭비 책임 규정 신설해야"
[세종=뉴스핌] 한태희 기자 = 정부가 이번에 선정한 예비타당성(예타) 면제 사업에는 과거 경제성이 낮다고 평가를 받은 사업도 여럿 담겼다. 정부가 예타 문턱을 넘지 못한 사업에 '면죄부'를 준 결과로, 혈세 낭비라는 비판도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정부는 29일 국무회의에서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하는 23개 사업(24조1000억원)을 예타 면제한다는 내용을 담은 '2019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를 확정했다.
문제는 이번에 예타 면제로 선정된 사업 중에는 과거 경제성이 낮다고 평가를 받은 사업도 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세운 지방 사업이 예타 면제 대상으로 선정됐다.
대구산업선 철도가 대표적이다. 서대구역과 대구산업단지 34㎞를 철도로 연결하는 대구산업선은 사업비가 1조1000억원에 달한다. 정부는 대구산업선 철도를 깔면 이동 시간을 기존 73분에서 38분으로 단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KDI는 대구산업선 경제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대구시와 KDI에 따르면 지난해 초 열린 2차 점검회의 때 대구산업선 비용대비편익분석(B/C) 결과 기준치를 미달했다.
동해선 단선 전철화도 과거 경제성이 낮다고 평가를 받은 사업이다. 동해선 단선 전철화는 비전철로 공사 중인 포항~동해 구간을 전철화해 부산~강릉까지 고속 운행하는 사업이다.
사업 구간은 포항~동해 179㎞로 사업비는 4000억원이다. 정부는 이 사업을 추진하면 부산에서 시작해서 강릉에서 끝나는 동해선 모든 구간을 환승없이 이용할 수 있다며 예타를 면제하겠다고 설명했다.
KDI는 동해선 단선 전철화 사업도 경제성이 낮다고 평가했다. KDI가 지난해 3월 내놓은 '포항~동해 전철선 사업' 예타조사보고서를 보면 B/C 비율이 0.59다. KDI는 당시 보고서에서 "경제적 타당성 확보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경제성이 낮은 사업에도 예타 면제라는 '면죄부'를 주다보니 시민단체 반발이 거세다. 우려했던 혈세 낭비가 현실화 했다는 것.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예타는 국가 예산의 효율적 운영과 무분별한 토건사업으로의 낭비를 막을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제도"라며 "소중한 국가 예산을 자신의 호주머니 돈 마냥 낭비하는 현실을 막기 위해 예산 낭비에 대한 책임과 처벌 규정을 신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료=한국개발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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