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표 추락 중…동행지수·선행지수 동반 하락
건설기성·건설수주 감소 영향 커
건설경기 부양해 반등 노려
[세종=뉴스핌] 한태희 기자 = 혈세 낭비 지적에도 문재인 정부가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 사업 지정을 강행하려는 배경으로 전문가들은 경기 부양을 꼽는다. 경기 둔화 국면을 반전시킬 강력한 '한 방'으로 건설경기 부양이 먼저 꼽히기 때문이다.
28일 시민단체와 경제학계에 따르면 정부의 이번 예타 면제 사업 지정은 경기 부양 목적이 강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가 지난해 내내 부진했던 설비투자는 손을 쓰기가 어렵지만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확대하면 건설투자는 반등시킬 수 있다는 계산을 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예타 면제 SOC 사업을 대거 추진하면 자연스레 건설기성과 건설수주가 증가한다. 건설기성은 건설사가 실제로 시공한 금액 총액이고 건설수주는 앞으로 할 공사 물량을 보여준다. 건설기성이 현재 지표라면 건설수주는 미래 지표인 셈이다.
[자료=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
통계청이 매달 발표하는 산업활동동향 자료를 보면 건설기성은 지난해 1월 이후 11월까지 내내 전년동월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건설수주(경상)는 100조5047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105조9292억원)과 비교해서 5조4000억원 넘게 줄었다.
건설기성 감소는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에 영향을 줬다. 건설기성액이 전월대비 큰 폭으로 감소할수록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떨어진 것. 마찬가지로 건설수주액이 전월대비 감소하면 선행지수 순환변동치 또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현재 6개월 연속 동반 하락세다.
이를 뒤집어서 보면 대규모 예타 면제로 전국 곳곳에서 SOC 사업을 추진하면 건설기성과 건설수주액 증가로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반등할 가능성이 열릴 수 있음을 암시한다. 현재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건설기성액과 소매판매액지수를 포함한 7개 지표로 산출한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건설수주액과 코스피지수 등 8개 지표로 활용한다.
통계청 관계자는 "건설 지표가 경기 지표 하락에 기여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건설 지표 하나만으로 (경기 지표 방향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건설경기 부양이 경기지표 반등 충분조건은 아니지만 필요조건이라는 얘기다. 이 같은 이유로 시민단체와 전문가는 정부가 토건사업으로 경기를 부양하려 한다고 지적한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문재인 정부가 토건사업으로 경기를 부양하려고 한다"며 "토건정부라고 비판을 받아온 이명박 정부보다 더 토건사업에 의존하는 경향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 또한 "경기가 어렵다고 해도 너무 심하다"며 "예타를 거쳐 평가를 잘 받는 사업을 추진해야지 아예 (예타를) 하지 않겠다는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한편 정부는 내일 오전 국무회의를 열고 예타 면제 사업을 확정해 발표한다. 지방자치단체에서 각 2건씩 총 33건(약 62조원 규모)을 신청했다고 알려졌다. 정부는 지자체 별로 1개씩 예타 면제 사업으로 지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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