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황선중 기자 = 국내 마사지 업소에서 일하는 불법체류 태국 여성들을 협박해 현금과 귀금속을 빼앗은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위조한 공무원증으로 출입국 공무원을 사칭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공무원을 사칭하고 불법체류 여성들을 협박해 금품을 갈취한 A(33)씨 등 5명을 붙잡아 이중 4명을 구속했다고 24일 밝혔다.

경찰로고 / 뉴스핌DB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1월 26일 서울 양천구의 한 마사지업소에서 위조한 공무원증을 보여주며 마치 출입국·외국인청 공무원이 불법체류자 단속을 나온 것처럼 속인 뒤 업소에서 일하던 태국 여성들을 상대로 1000만원 상당의 현금과 귀금속을 빼앗은 혐의다.

이들은 인터넷에서 검색한 법무부 공무원증에 본인 사진을 붙여 위조한 뒤 여성들에게 "말을 듣지 않으면 수갑을 채워 출국하지 못하겠다"고 협박했다. 이후 범행 사실을 숨기기 위해 피해 여성들을 모두 강제로 출국시켰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태국 여성들을 마사지 업소에 취직시키는 출입국 브로커로, 한때 직접 불법 마사지 업소를 운영하다 단속된 전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출입국 기관에서 불법체류자들을 어떤 절차로 단속을 하는지 이미 파악하고 있었다.

이들은 범행 중에 마사지 업소에 손님이 들어오자 "출입국 불법체류자 단속을 하고 있다"며 태연히 손님을 돌려보내는 대범함도 보였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들은 또 서로 팀장, 단속원, 운전자로 역할을 구분해 단속 과정에서 '팀장님'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태국어로 된 '자진출국 안내문'과 '진술서'도 가지고 있었다.

경찰은 범행의 치밀함을 비춰 봤을 때 추가 범행이 있을 것으로 판단, 추사 수사를 벌이고 있다.

sunja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