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관련 논의를 위해 미국에 도착한 민감한 시점에 북한이 비밀리에 미사일 성능을 꾸준히 개선하고 있다는 보고서가 나와 관심이다.
17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FT)는 미들버리 국제연구소의 북한 전문가 제프리 루이스 박사와 데이비드 슈멀러 박사가 작성한 보고서를 소개하면서, 핵무기 개발 중단을 선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발표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 비핵화 진전 주장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여전히 미사일 기지를 운영하고 성능도 개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급으로 평가되는 북한의 '화성-14형'.[사진=노동신문] |
보고서는 김 위원장을 포함한 북한 지도부가 방문한 공장 등에 대한 동영상, 위성사진 및 북한 매체 보도 자료 등을 비교 분석한 결과 공장 6곳이 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고 주장했다.
루이스 박사는 “북한은 표적이 되기 어렵게 하기 위해 해당 공장의 위치를 공개하기 꺼릴 수 있다”면서 “다만 다른 방문지의 경우 북한이 아직 공개할 준비가 안 된 새로운 미사일 시스템 개발에 관련된 곳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들은 우주 및 미사일 프로그램에 중요한 집적회로를 만다는 공장이 알려지면 미국으로부터 사이버 공격을 당할 것을 우려해 북한이 공장 위치를 위장하려 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보고서에서 지목된 6곳의 공장 중 3곳은 김 위원장이 중요 미사일 실험을 실시했던 곳으로 알려졌다.
보고서는 미 정보 당국이 자동차나 경비행기, 기계장비나 섬유 등을 생산하는 공장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된 곳이었다면서, 북서부 지역 호영철이 관리하는 기계 공장은 김 위원장이 5차례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곳은 대대적인 확장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이곳에서 지난 2017년 2월 북극성 2호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고, 그해 5월에는 중거리 미사일인 화성 12호를 시험 발사했다.
김 위원장은 또 2014년과 2015년에는 방현 지역에 전동렬이 관리하는 기계 공장을 방문했으며, 2017년 7월에는 그가 같은 곳에서 북한 최초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 14호 미사일 시험 발사를 지켜봤다.
보고서는 평양에 있는 리철호가 관리하는 기계 공장을 지목하면서 김 위원장이 2013년부터 2016년까지 3차례 방문했으나 국영 매체는 “공원 내 자리한 멋진 공장”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실제는 집적회로를 만든 곳이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보고서 발표와 관련해 미 국방부는 즉각적인 논평 요청은 거절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