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뺀 4단체장과 회동..김동연은 불발
경제수장-단체장 만남 2016년 12월이 마지막
김동연 부총리 시절에는 성사 안돼
대기업 투자·고용 확대 전환점 기대
[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전국경제인연합회를 제외한 경제 4단체장과 취임 이후 첫 간담회를 갖는다. 문재인정부 경제부총리가 경제단체장을 만나는 것도 처음이다. 그간 재계와 껄끄러운 관계를 끝내고 투자와 고용을 이끌어낼 있을 지 주목된다.
1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홍남기 부총리는 이날 오후 3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4개 경제단체장과 간담회를 개최한다. 간담회 참석 대상은 예상대로 전경련을 제외한 4개 경제단체장이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김영주 한국무역협회 회장,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이 참석한다.
◆ 文정부 출범 20개월만에 첫 회동…홍남기 부총리 적극 추진
경제부총리가 경제단체장과 만나는 것은 지난 2016년 12월 유일호 부총리 이후 약 25개월 만이며, 문재인정부 들어서는 처음이다. 현 정부 초대 부총리인 김동연 부총리 시절에는 경제단체장과의 간담회가 성사되지 못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오후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경제 4단체장과 간담회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홍남기 부총리,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김영주 한국무역협회장 [사진=기획재정부] |
이는 박근혜정부 시절 국정농단에 대한 후폭풍이 이어지면서 재계와 어느 정도 거리를 둔 데 따른 것이다. 특히 과거 경제부총리들이 매년 한두 차례 경제단체장들과 회동한 것과는 대조적이다(표 참고).
실제로 박근혜정부 첫 부총리를 맡았던 현오석 전 부총리는 취임 후 한 달 뒤인 2013년 4월 경제5단체장들과 첫 간담회를 가졌다. 특히 서울관광고등학교에서 관계장관들을 대동하고 파격적인 현장간담회를 열었다.
이후 두 달 뒤인 6월에도 경제장관들을 함께 5단체장 조찬간담회를 가졌으며, 이듬해 6월에도 조찬간담회를 잇따라 열고 경제 현안을 논의했다. 재임기간 경제단체장과 세 차례나 회동한 셈이다.
박근혜정부 '실세'로 통했던 최경환 전 부총리도 취임 후 1주일 뒤인 2014년 7일22일 경제5단체장과 조찬간담회를 갖고 경제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어 이듬해 3월에도 오찬간담회를 갖고 총 두 차례 회동했다.
지난 정부 마지막 부총리였던 유일호 전 부총리도 취임 후 몇 주 뒤인 2016년 2월 경제장관들과 함께 경제5단체장과 조찬간담회를 가졌고, 같은 해 12월에도 오찬간담회를 통해 다시 한 번 회동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김동연 부총리 재임기간에는 아쉽게도 경제단체장들과 회동이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홍남기)부총리 취임 이후 경제단체장 간담회를 추진해 왔는데 최근 일정이 확정됐다"고 전했다.
◆ 지난해 투자·고용지표 악화…文정부 3년차 대기업정책 급선회?
문재인정부 2기 경제팀 수장으로서 홍남기 부총리는 김동연 전 부총리와는 대조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에 3년차를 맞은 문재인정부가 재계와 손발을 맞추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가능하다.
실제로 정권 초반 재계와 거리를 두는 모습이었으나 지난해부터 투자와 고용지표가 크게 악화되면서 다시 재계에 손을 내미는 모습이다. 박근혜정부의 국정농단에 대한 적폐청산이 어느 정도 정리되면서 이제는 경제에 주력해야 한다는 정치권의 인식전환도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 먼저 경총과 대한상의, 중기중앙회, 중견기업연합회 등 4개 경제단체장과 신년간담회를 열었고, 지난 15일에는 문재인 대통령도 기업인 130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간담회를 가졌다.
문재인 대통령과 4대기업 총수 등 기업인들이 1월15일 청와대 경내를 산책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청와대] |
홍남기 부총리는 기다렸다는 듯 이튿날인 16일 전경련을 제외한 4단체장들과 간담회를 잡았다. 과거 부총리들처럼 조찬이나 오찬간담회가 아닌 오후시간 간담회는 홍남기 부총리가 얼마나 시급하게 회동을 추진했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문제는 이번 간담회를 통해 재계가 투자와 고용을 확대하는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느냐다. 특히 문재인정부 들어 투자와 고용에 인색했던 대기업들이 얼마나 호응할 지 주목된다.
홍남기 부총리의 특유의 화법과 소통능력이 얼어붙은 재계의 경제심리를 얼마나 녹일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홍남기 부총리는 지난달 취임 이후 기회가 있을 때마다 "대기업을 만나 현안을 논의하겠다"면서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 왔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경제부총리가 경제단체장들과 만나는 것 자체에 의미가 크다"면서 "전반적인 경제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눌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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