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중국에서 아이폰 가격이 대폭 인하됐다. 애플이 지난해 4분기 매출 전망을 하향 조정한 데 이어 2019년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가 번지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애플의 가격 전략이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지 못했고, 화웨이를 포함한 중국 경쟁사 제품에 비해 아이폰 신형의 기능을 크게 차별화시키지 못한 점을 가격 인하의 배경으로 제시했다.
중국 베이징에 있는 애플 매장에서 한 고객이 아이폰X를 이용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1일(현지시각) 주요 외신에 따르면 중국의 아이폰 판매 업체가 최신 모델의 가격을 최대 22%까지 인하했다. 매출 부진에 따른 결정이라는 것.
중국의 대형 가전 전문점 쑤닝은 128GB 아이폰XR의 가격을 6999위안(1036달러)에서 5799위안(858달러)으로 떨어뜨렸다. 무려 1200위안(178달러)를 인하한 셈이다.
제3자 판매상들은 더욱 공격적인 행보를 취하고 있다. 한 업체는 애플의 최고 프리미엄 제품인 256GB 아이폰 XS를 9699위안(1436달러)에 판매, 애플이 제시하는 공식 가격인 1만999위안(1628달러)을 크게 밑도는 값에 내놓았다.
또 다른 판매상 쑤니온은 128GB와 256GB 아이폰 XR을 모두 700위안에 판매한다고 광고하고 있고, 전자상거래 업체 핀뚜어뚜어 역시 최신형 아이폰을 대폭 낮춘 가격에 판매 중이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 가운데 하나인 JD닷컴도 아이폰8 가격을 애플의 공식 가격보다 22% 낮은 3999위안(590달러)로 제시했고, 아이폰8플러스 가격은 공식 가격보다 20% 가량 낮은 4799위안에 거래하고 있다.
이와 관련, 시장 전문가들은 애플의 최신형 아이폰 가격 전략이 실패했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대다수의 소비자들은 게임을 포함한 최신 기능을 이용하기 위해 고가의 제품을 구매하기보다 적정 가격에 기본적인 사양을 갖춘 제품을 선호하지만 애플이 이 같은 시장 수요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최신 아이폰이 중국 현지 제품에 비해 기능이 떨어져 하이엔드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인기를 얻지 못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미라보드 증권의 닐 캠플링IT 및 미디어 통신 리서치 헤드는 CNBC와 인터뷰에서 “화웨이의 P20 프로에는 트리플 렌즈 카메라가 장착돼 있지만 아이폰은 앞으로 12개월 이내에 이 기능을 갖추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화웨이가 이미 상용화 준비를 마친 접는 스마트폰 역시 애플이 뒤쳐지는 실정이고, 차이나 모바일과 차이나 텔레콤 등 중국 현지 통신업체들이 5G 서비스를 연내 개시할 예정이지만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은 관련 제품을 2020년 초까지 내놓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IT 리서치 업체인 제임스 얀 이사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중국에서 애플의 비즈니스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며 “현지 업체들과 경쟁이 날로 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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