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카를로스 곤 전 닛산(日産)자동차 회장이 개인 투자손실 신용보증에 닛산 자산 약 30억엔(약 311억원)을 이용하려 한 혐의가 드러났다고 9일 NHK가 보도했다.
해당 융자는 닛산 내부에서 문제가 돼 실현되진 못했지만, 도쿄지검 특수부 측은 곤 전 회장이 처음부터 닛산 자금을 유용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곤 전 회장은 2008년 개인 투자에서 발생한 18억5천만엔(약 187억원)의 손실을 닛산자동차가 부담하게 했다는 특별배임 혐의로 체포됐다. 그는 투자손실의 신용보증을 도와준 사우디아라비아 재벌 칼리드 주팔리의 회사로 닛산 자회사를 통해 1470만달러(약 164억원)을 부정 지출한 혐의도 받고 있다.
카를로스 곤 닛산 전 회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방송은 "곤 전 회장은 당초 약 30억엔에 달하는 닛산의 자산을 주팔리에게 융자하도록 지시했다"며 "해당 자산을 투자 손실과 관련한 담보로 충당하려 한 혐의가 있다"고 전했다. 닛산 내부에는 이를 뒷받침하는 서면도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해당 융자는 닛산 내부에서 문제시 됐기 때문에 실현되진 못했다. 주팔리는 자신의 자금에서 약 30억엔을 마련해 일정 시기 해외 은행에 맡기는 형태로 신용보증을 도왔다.
도쿄지검 특수부는 곤 전 회장이 당초 닛산 자금을 사적인 손실의 신용보증에 유용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곤 전 회장은 전날 도쿄지방재판소에서 진행된 구류이유 공개 절차에서 "주팔리씨는 오랜 기간 닛산의 파트너였다"며 "관계부서의 승인을 받아 상응하는 대가(1470만달러)를 지불했던 것"이라며 무죄를 주장했다.
곤 전 회장의 변호사도 이날 "주팔리씨가 관계자를 통해, 닛산으로부터 받은 자금은 사우디에서 심각한 부진을 보였던 닛산 판매점 개선을 위해 노력했던 대가였다고 설명했다"며 "검찰은 주팔리씨의 이야기를 듣지도 않고 곤 전 회장을 체포했다. 이례적인 일이다"라며 수사당국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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