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카를로스 곤 전 닛산(日産)자동차 회장이 부정 송금을 지시한 혐의가 추가로 드러났다고 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닛산자동차는 오만과 레바논에서 닛산의 판매대리점을 담당하는 회사들에 총 4800만달러(약 540억원)을 보냈다. 해당 회사들은 곤 전 회장의 지인들이 운영하는 회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일본 언론은 곤 전 회장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재벌 '주팔리 그룹' 창업가 일가인 칼리드 주팔리가 운영하는 회사에 총 1470만달러(약 164억원)을 부정 송금토록한 혐의가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도쿄지검 특수부는 곤 전 회장이 사적인 용도로 닛산에서 거액의 자금을 지출하도록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조사를 하고 있다.
카를로스 곤 닛산 전 회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닛산자동차가 오만과 레바논의 회사에 송금을 한 시기는 2009년~2012년 사이로 보인다. 신문은 "닛산자동차는 2009년 6월부터 2012년 3월까지 여러 차례 걸쳐 칼리드 주팔리에게 1470만달러를 송금했는데 오만과 레바논에 지출한 시기도 이와 거의 비슷하다"고 전했다.
칼리드 주팔리는 곤 전 회장이 2008년 10월 개인투자에서 발생한 18억5천만엔(약 187억원)의 손실을 닛산자동차가 부담토록하는 과정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주팔리는 곤 전 회장이 닛산에 넘긴 계약을 다시 자신의 관리회사로 돌릴 때 신용 담보를 제공하는 등 도움을 준 것으로 여겨진다.
신문에 따르면 닛산자동차의 자회사 '중동닛산'은 오만과 레바논의 회사에 각각 3200만달러(약 359억원)와 1600만달러(약 180억원)를 송금했다. 송금에 사용된 돈은 곤 전 회장 직할 CEO 예비비에서 지출됐다.
해당 회사들은 곤 전 회장의 지인들이 운영하는 회사로, 각국에서 닛산의 판매대리점을 맡은 곳들이다. 신문은 "중동 각국 판매대리점에 이 정도 수준의 거액이 CEO예비비에서 지출된 적은 확인된 바가 없었다"고 전했다.
문제가 된 CEO예비비는 2008년 12월 곤 전 회장의 지시로 중동닛산에 설치됐다. 곤 전 회장이 개인투자에서 손해를 입은 직후의 시기다. 이에 특수부는 곤 전 회장이 사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CEO예비비를 만들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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