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여력 안 돼고 투자 메리트 없어”
[서울=뉴스핌] 전민준 기자=국내 3위 철강업체인 동국제강이 5위 동부제철 인수에 나설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위탁경영처럼 비용 지불 없이 운영할 의향은 어느 정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은 7일 오전 서울 중구 수하동 페럼타워에서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동부제철 인수합병 가능성에 대해 “예전에 한 차례 검토한적 있지만 지금은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다”며 “동부제철의 위탁경영이라면 생각은 해 보겠다”고 전했다. 또, 동부제철의 매각 성사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사진=동국제강] |
산업은행과 NH농협은행 등 동부제철 채권단은 크레디트스위스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동부제철 매각을 추진한다고 지난 4일 밝혔다. 지난 2017년 1차 매각작업에 이은 2번째 매각시도다. 채권단은 7일 매각 공고를 내고 인수 후보들로부터 인수의향서(LOI)를 받을 예정이다.
과거 동부그룹 계열사였던 동부제철은 지난 2014년 워크아웃에 들어간 바 있으며 채권단은 이후 매각을 추진해 왔다. 철강업계 등에서는 세계 경기 둔화 속에 철강 업종 전망이 불투명하는 점 때문에 동부제철 매각 성사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동국제강은 지난 2017년 동부제철 1차 매각작업 당시,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통한 자금조달로 동부제철 인수를 검토한 바 있다. 장 부회장은 “(동국제강이) 동부제철을 인수할 자금여력이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형 장세주 회장의 올해 등기임원 등재 가능성에 대해선 “힘들 것이다”고 단정 지었다. 그러면서 “대내외적으로 경영 전면에 나서기엔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주요 사안에 대해서 계속 (장세주 회장에게) 보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세주 회장은 지난 2018년 4월 30일 가석방으로 출소한 뒤 약 8개월째 경영 전면에 나서지 않고 있다. 동국제강에 따르면 장 회장은 서울 페럼타워 집무실로 주 2회 정도 출근하고 있다.
장 회장의 브라질 CSP제철소 출장 계획과 관련 장 부회장은 “올해 안에 가실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동국제강·포스코·발레의 합작사인 CSP는 장 회장이 기획 단계에서부터 주도해 온 사업이다.
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