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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조각의 무한함…권오상·김인배·이동욱의 '무한주' 내일 개막

기사입력 : 2018년12월19일 17:56

최종수정 : 2018년12월19일 17:56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라이즈호텔에서 내년 3월3일까지 전시회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모빌도, 트로피도 조각이 됩니다."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라이즈호텔은 20일부터 내년 3월3일까지 조각가 권오상, 김인배, 이동욱 3인이 참여하는 그룹전 '무한주(Endless Colunm'를 개최한다. 3인의 조각가는 정통 조각의 노선에서 벗어나 조각 언어의 한계를 지속적으로 확장하는 작품을 소개한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모빌시리즈 앞에서 권오상 작가 2018.12.19 89hklee@newspim.com

아라리오갤러리는 이들의 신진작가 시절부터 꾸준히 주목해왔다. 이들이 중견작가들이 된 시기에 한 번 더 3인의 작품에 한 번 더 주목했다. 아라리오갤러리는 이들에 한정된 논의가 아닌 '무한'에 대한 현대 조각가들의 로망과 집념이 만들어내는 역설, 그 역설에 인해 파생되는 무한한 가능성을 전시를 통해 이야기한다. 전시명인 '무한주'는 브랑쿠시에서 시작해 현대 조각의 정신적 모체가 된 '무한주'에서 차용했다.

조각의 범주를 다양한 작업 시리즈를 통해 재정의해온 권오상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매스패턴스, 릴리프, 모빌 시리즈를 새롭게 선보인다. 그중 모빌 작업은 알렉산더 칼더(Alexander Cladr, 1898~1976)의 모빌과 서커스 작품에 대한 권오상 식 오마주이자 유희로 얇은 판형 조각들을 좌대에서 해방시켜 허공을 점유하도록 유도한 작품이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이동욱 작가 2018.12.19 89hklee@newspim.com

작가는 의도적으로 관람객이 이 모빌 속을 산책하듯 관람할 수 있게 제작했다. 이는 관람객이 작품을 근거리에서 경험함으로써 공간을 창조하는 예술로서의 조각적 정의를 재정의하는 시도다.

이 작품은 2차원에서 3차원으로 옮겨가는 조각의 형식도 담았다. 얇은 합판에 온라인에서 검색한 이미지를 붙인 판형 조각들은 2차원이면서도 콘텐츠는 3차원적 형식을 띤다. 사진은 2차원이지만 콘텐츠는 3차원적이다. 이 합판은 모빌을 통해 3차원 공간을 누비게 된다. 모빌 시리즈에 대해 권오상 작가는 "모빌도 조각적 특성이 있다. 조각처럼 모빌을 배치할 때 형태나 색과 같이 어떠한 기준을 잡아 대칭되는 형태로 만든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이동욱 작가의 '부족한 결합' 2018.12.19 89hklee@newspim.com

이동욱 작가는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소품으로 작품을 제작했다. 그가 최근 관심을 가지게 된 건 돌이다. 그리고 이 돌 위해 요즘 푹 빠지게 된 형광색을 칠해 조형미를 줬다. 비닐봉지와 레고를 이용하거나 나뭇가지도 활용한 작품도 흥미롭다. 앞서 현실에 대한 고발이나 비판을 담았던 작품과 달리 보다 부드러워진 표현법으로 작품에 다가갔다.

이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결합과 균형, 배치에 주목했다. 색의 균형을 맞추고 소품의 배치로 조형미를 살렸다. 스컬피로 만든 인간 형상, 트로피, 수집된 돌들과 기타 작가의 수집물들 사이에 섬세하게 배치된다.

이 가운데에서도 인간의 형상이나 잔재, 흔적 등이 한꺼번에 버무려진 조합으로 작가는 인간과 사회라는 분리 불가능한 두 관계 속에서 파생될 수밖에 없는 소외와 균형, 분열, 고립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작품 '일시적 결합'에서 살펴보면 좁은 병뚜껑 위에 발을 올리고 교차된 나뭇가지를 붙잡고서 균형을 잡고 있는 (탈을 쓴)한 사람의 스토리에서 작가는 현대인을 향한 연민을 담아냈다.

김인배, 2의 모각 Things Modeled on 2_2018_resin_40x50x221cm (each) [사진=아라리오겔러리]

작가는 최근 트로피에도 관심이 생겼다. 이동욱 작가는 "트로피는 상을 줄 때 필요하다. 트로피에는 지난 날의 영광에 대한 의미가 담겨 있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어 "트로피가 구조적으로 보면 받쳐서 올리는 형태다. 가장 상위에 조형물이 올라가는데 그 형식도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부분의 트로피는 분리할 수 있다. 조립하는 형태도 마음에 든다. 형태적인 매력을 느껴서 트로피를 모으게됐다"고 설명했다.

김인배 작가는 '보다'의 행위에 집중한 작품을 공개했다. 그는 자신의 작품이 관람객의 시선을 교란시키는 작업으로 완성되길 바랐다. 작품 '2의 모각'은 하나의 두상과 한짝의 다리를 가진 두 쌍의 조각이다. 김인배 작가는 "2를 만드는 과정"이라고 소개했다. 작가는 '개수'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고 그중에서도 '2'를 특별하게 생각했다. '2'는 '나'일 수도, '내가 아닌 다른 것'으로 분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김인배 작가 2018.12.19 89hklee@newspim.com

김 작가는 앞에 있는 대상을 만드는 작업인 '모각'을 표현했다. 표현되는 대상은 제1 피사체의 형태를 그대로 따온 좌우대칭 형태가 아닌 작가 스스로 번역한 피사체로 탄생한 '모각'이다. '2의 모각'은 두개의 두상은 대칭되나 각각 한 쌍의 다리와 연결된 태생적으로 불확정적인 존재로 나타나는데, 작가는 이 지점을 통해 관람객이 '관계'에 대한 생각을 '새로움'을 경험하길 바랐다.

전시는 오는 20일 개막해 내년 3월3일까지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라이즈호텔에서 펼쳐진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며 화요일~일요일 오전 10시~오후 7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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