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내년 중국 기업의 디폴트가 봇물을 이룰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주목된다.
성장률 둔화와 함께 신용시장 한파와 자산 매각 위축이 맞물리면서 눈덩이 부채를 떠안은 중국 기업들이 원리금 만기 상환이나 채권 차환 발행에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경고다.
중국 위안화 [사진=블룸버그] |
중국 제조업계가 고용과 투자를 대폭 축소,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관세에 따른 충격이 가시화되면서 이 같은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18일(현지시각)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중앙경제공작회의 발언이 투자자들로부터 경기 개선에 대한 신뢰를 얻어내지 못한 가운데 월가는 내년 한계 수위에 이른 기업들의 연이은 디폴트 가능성을 제기했다.
지난 10월 중국 제조업계의 이익 성장률이 7개월래 최저치로 떨어졌고, 내년 경제 성장률은 6.2%로 저하될 전망이다.
여기에 금융권 여신의 축소와 자산 매각의 둔화가 두드러져 기업 수익성이 크게 악화될 경우 내년 디폴트율이 급상승할 것으로 월가 투자은행(IB)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내년 중국 비금융권 기업의 회사채 만기 물량은 3조5000억위안(5070억달러)에 이른다. 뿐만 아니라 풋옵션이 행사될 경우 만기 회사채 규모는 36% 늘어나게 된다.
이미 중국 기업의 디폴트 상승은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올해 디폴트 규모는 1080억위안으로 전년 대비 3배 급증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3분기 이후 중국 정부가 유동성 공급을 포함한 비상 대책을 가동하고 있지만 최근까지 디폴트 상승을 차단하지 못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특히 원자재와 건설 섹터를 주시하고 있다. 국제 유가를 포함한 상품 가격이 가파르게 떨어진 데 따라 관련 기업의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고, 건설업계 역시 부동산 매매 감소에 따른 충격이 예상된다는 것.
칭다오 루럴 커머셜 뱅크의 첸 수 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중소 건설업체와 소위 좀비 기업의 신용 리스크가 내년 크게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UBS의 조사에서는 미국의 관세 충격에 제조업계의 투자와 고용 위축이 본격화되는 상황이 확인됐다.
200개 수출 제조업체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86%의 응답자가 미국 관세 시행 이후 주문이 줄어들었다고 밝혔고, 23%의 응답자는 감원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고정 자본 투자를 축소했다고 밝힌 CFO가 27%로 나타났고, 18%는 직원 임금을 삭감했다고 털어 놓았다.
또 미국과 중국 고위 정책자들이 90일 시한으로 무역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내년 무역 마찰이 고조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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