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와의 증인’ 신도, 1‧2심서 유죄…대법 “법리오해” 원심 파기
[서울=뉴스핌] 김규희 기자 = 종교적인 이유로 병역을 거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유죄로 인정된 서모(25)씨 사건을 대법원이 원심을 깨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돌려 보냈다.
양심적 병역거부는 무죄라는 취지로 14년만에 변경한 판례에 따라 무죄가 선고되어야 한다는 취지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 |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29일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여호와의 증인’ 신도 서 씨의 상고심에서 유죄를 인정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창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지난 1일 전원합의체 판단과 같이 종교적 신념에 의한 양심적 병역거부는 ‘소극적 부작위에 의한 양심실현’에 해당한다며 병역법 처벌의 예외조항인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헌법상 국방의 의무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국방의 의무를 구체화하는 법률에서 병역의무를 정하고 그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방법으로 정한 집총이나 군사훈련을 수반하는 행위를 할 수 없다는 이유로 그 이행을 거부할 뿐”이라 설명했다.
이어 “자신의 내면에 형성된 양심을 이유로 집총과 군사훈련을 수반하는 병역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사람에게 형사처벌 등 제재를 해서는 안 된다”며 “진정한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집총과 군사훈련을 수반하는 병역의무 이행을 강제하고 그 불이행을 처벌하는 것은 양심의 자유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 되거나 본질적 내용에 대한 위협이 된다”고 했다.
1‧2심은 “여호와의 증인 신도로서 그 종교의 교리를 이유로 현역입영을 거부하는 것이 구 병역법 제88조 제1항에서 정한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유죄로 인정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판결로 진정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가 구 병역법 제88조 제1항의 ‘정당한 사유’라는 구성요건해당성 조각사유에 해당한다고 견해를 변경한 이상 이와 상반되는 원심판결은 결과적으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며 사건을 창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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