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근희 기자 = 연구·개발(R&D)비 감리 대상인 10개 업체가 경고 등 경징계를 받으면서, R&D 회계 처리 이슈가 일단락됐다. 바이오 업계는 올해 업체들을 짓누른 R&D 회계 처리 이슈가 끝난 것에 안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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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이날 정례회의에서 개발비 자산화 시점에 판단 오류가 있는 제약·바이오 10개사에 경고, 시정조치 등 계도 조치를 내렸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그동안 테마감리 대상 기업뿐 아니라 다른 바이오 벤처들도 R&D 비용 회계 처리 문제로 걱정이 많았다"며 "회계 처리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업체들은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며 "바이오산업의 특성을 반영한 정부 정책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2월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R&D 비용 회계 처리 이슈로 산업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업체들을 대상으로 감리를 한다고 사전예고했다. 이후 올해 3월7일부터 개발비 비중이 높은 회사를 대상으로 회계 처리 적정성을 점검했다. 금감원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R&D 비용을 무형자산으로 처리하고 있는지 등을 살펴봤다.
지난 9월에는 금융위가 '제약·바이오 기업의 연구개발비 회계 처리 관련 감독지침' 방안을 발표했다. 금융위는 R&D 자산화 가능 단계를 △신약의 경우 임상 3상 개시 승인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는 임상 1상 개시 승인 △제네릭(복제약)의 경우 생동성 시험 계획 승인 △진단 시약은 제품 검증 등으로 규정했다.
지난해 말부터 계속해서 R&D 비용 회계 처리 문제가 불거지자 제약·바이오 업체들도 어려움을 겪었다. 업체들은 부랴부랴 회계 처리를 달리하고, 작년 실적을 정정 공시했다. 이 과정에서 몇몇 업체들의 실적이 적자로 전환했다.
메디포스트는 2017년 말 기준 자기자본을 1414억원에서 988억원으로 줄었다. 차바이오텍 역시 정정 감사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자기자본을 4269억원에서 4091억원으로 수정했다. 영업이익 1억원은 영업 손실 67억원으로 변경했다.
테마감리 결론이 나온 만큼 앞으로 제약·바이오의 투자심리도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서미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회계 처리 테마감리와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이슈는 그동안 제약·바이오 기업에 대한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며 "테마감리 결과가 확정된 만큼 불확실성 해소가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테마감리와 R&D 비용 회계 처리 가이드라인에 대해 아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바이오 회계 처리 투명성을 확보했다는 데에서는 의미가 있지만, 정부가 여전히 제약·바이오 산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 같다"며 "테마감리나 가이드라인이 시행되기 전 업계와 소통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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