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전쟁 휴전 기대감에 찬 물을 끼얹어 이 주 초 상승랠리 태세를 보였던 세계증시가 겨우 반등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유럽시장 초반 범유럽지수인 스톡스600 지수는 0.1% 내리며, 전날 기록한 1주 만에 최고치에서 후퇴하고 있다. 미국 S&P500 주가지수선물도 0.1% 내리고 있다.
앞서 일본 닛케이 지수는 0.65%, 중국 블루칩 지수는 0.4% 각각 상승 마감했다. MSCI 일본 제외 아시아태평양 지수는 0.4% 올랐다.
전 세계 47개국 증시를 추적하는 MSCI 전세계지수는 0.1%를 밑도는 오름폭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 S&P500 주가지수선물 27일 추이 [자료=블룸버그 통신] |
트럼프 대통령은 간밤 뉴욕 금융시장 마감 후 발표된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9월 말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물린 10%의 관세를 25%로 올리고, 나머지 중국산 수입품인 2650억달러에 대해서도 추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개최되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오는 12월 1일 개최하는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관세 인상을 보류해달라’는 중국의 요청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이처럼 선제공격을 펼쳤다.
이러한 발언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무역합의가 이뤄질 것이란 기대감에 찬 물을 끼얹었다.
리 하드먼 MUFG 외환 애널리스트는 “이번 정상회담이 앞으로 세계경제 전망에 관건”이라며 “돌파구가 마련되지 못하면 추가 관세전이 발발해 무역이 한층 위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로 인해 무역 동향에 민감한 통화인 호주달러가 하락했다가 유럽 장 들어 가까스로 반등에 성공했다.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지수는 0.2% 오르고 있으며, 달러/엔은 113.615엔으로 보합에 거래되고 있다.
파운드는 트럼프 대통령이 영국과 유럽연합(EU)이 서명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합의안으로 영국과 미국의 무역 관계가 더욱 어려워졌다고 말한 후 하방 압력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관세 발언에 애플 주가가 시간외 거래에서 급락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서 조립되는 아이폰에도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며, “10%의 관세를 물릴 수 있다. 소비자들이 그 정도는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품 시장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의 11월 산유량이 사상최대 수준이라는 소식에 유가가 하락하고 있다. 전날 유가는 3% 가까이 급등했으나, 수 주간의 급락세에 따른 기술적 조정으로 보인다.
내셔널오스트레일리아은행(NAB)은 국제유가가 10월 초 이후 30% 급락해, 향후 수개월 간 미국 인플레이션을 끌어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긴축 속도가 늦춰질 것이란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타파스 스트릭랜드 NAB 마켓 전략가는 “몇 개월 전과 상황이 급변했다”며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지면 연준이 금리인상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 내년 초에는 연준이 긴축 휴지기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선물시장은 이미 내년 연준의 금리인상 횟수 전망을 최대 두 차례로 낮춰 잡고 있다. 연준 정책위원들의 점도표는 내년 세 차례의 금리인상 전망을 가리치고 있다.
런던선물시장의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 27일 추이 [자료=블룸버그 통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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