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지난 2016년 EU 탈퇴 결정으로 전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영국의 운명이 내달 11일 판가름 난다. 영국 의회가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합의안에 대한 표결을 12월11일 실시하기로 한 것.
지난 주말 EU 회원국들이 벨기에 브뤼셸에서 특별 정상회담을 열고 합의안을 공식 추인한 데 따라 브렉시트가 한 고비를 넘겼지만 영국 하원의 과반수 이상 찬성이 불투명한 만큼 앞으로 2주 가량 숨막히는 드라마가 펼쳐질 전망이다.
영국 런던에 위치한 국회의사당 앞에서 반(反) 브렉시트 운동가가 시위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26일(현지시각) 로이터를 포함한 주요 외신에 따르면 영국 의회는 테레사 메이 총리와 EU 협상팀이 마련한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해 내달 11일 표결을 실시하기로 했다.
의회 표결 소집의 책임자인 줄리안 스미스 영국 하원 원내총무가 내달 4일로 예정된 공개 토론 일주일 뒤 표결을 실시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의회에 전달, 일정이 공식화됐다.
합의문이 공개된 직후 도미니크 랍 브렉시트부 장관과 에스터 맥베이 고용연금부 장관이 사퇴한 데 이어 합의안 내용을 둘러싼 정치권의 갈등이 좁혀지지 않은 상황이다.
이날 블룸버그는 메이 총리와 제레미 코빈 영국 노동당 당수의 TV 공개 토론에 정치권과 영국 국민들의 시선이 집중됐고, 토론 결과가 내달 11일 표결 결과에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코빈 당수는 메이 총리가 마련한 브렉시트 합의안은 자신이 약속했던 마지노선을 지켜내지 못했고, 이 내용대로 영국이 EU를 탈퇴할 경우 청년들을 중심으로 국민들이 커다란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브렉시트 합의안이 영국 하원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과반수 이상의 찬성표가 필요하다. 총 350개 하원 의석 가운데 표결이 가능한 이들을 기준으로 과반수는 320표로 파악됐다.
이미 반대 의사를 분명히 내비친 보수당 의원들과 제1 야당인 노동당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탈표, 이 밖에 스코틀랜드 국민당과 자유민주당, 웨일스 민족당, 녹색당의 반대표를 감안할 때 메이 총리가 필요한 찬성표를 확보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지난 주말 EU 정상들은 이번 합의안이 최종안이라고 강조하며 영국 의회를 압박했다. 의회가 이를 승인하지 않더라도 추가 협상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
의회가 합의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메이 총리가 EU 측과 내용 수정을 거쳐 재표결에 부칠 가능성이 지극히 제한적인 만큼 내달 영국 의회의 결정에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주요 외신들은 브렉시트 합의안이 영국 의회의 벽을 넘지 못할 경우 이른바 노 딜 브렉시트나 2차 국민투표 등 커다란 혼란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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