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격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으로부터 미국 기업들의 엑소더스는 일어나지 않고 있으며, 이들 기업들이 이전을 고려하더라도 미국이 아니라 동남아시아를 눈여겨보고 있다고 미국 경제전문 매체 CNBC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 글로벌마켓인텔리전스 산하 공급망 데이터 업체인 판지바의 크리스 로저스 애널리스트는 “상당수 미국 기업들이 변화를 검토하고 있지만, 그다지 적극적이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 기업들은 미·중 정상회담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 지를 두고 본 후 결정을 내리겠다는 입장이다”라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오는 11월 30일부터 12월 1일까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개최되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양국 간 무역 긴장이 고조되고 중국 인건비가 증가하면서 미국 기업들은 새로운 생산 중심지로 동남아시아를 주시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중국에서 완전히 철수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는 않다. 중국 생산시설에 대한 추가 투자분을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로 돌리는 식이다.
이코노미스트인텔리전스유닛(EIU)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베트남과 말레이시아가 장기적으로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유통 인프라스트럭처가 강하고, 저가 IT 제품 및 부품 생산에 적합한 환경이기 때문이다. 태국 또한 풍부한 전자기기 제조업 경험과 정부의 인프라스트럭처 투자 강화에 힘입어 생산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 베이징 소재 미국 상공회의소는 미국 기업들이 중국을 떠나지 않겠지만 생산 지역을 다각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상공회의소가 430개가 넘는 미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서베이에 따르면, 응답자의 3분의 2 가량이 생산시설을 중국으로부터 이전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중국에서 철수를 검토 중이라는 기업은 13개에 그쳤으나, 그나마 이들도 미국으로 돌아가는 대신 동남아로 이전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로스엔젤레스 항구 [사진=블룸버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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