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20일 필리핀에 국빈 방문을 한 가운데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의 지나친 친(親)중 노선에 대한 국민들의 반대율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남중국해에서 '자유의 항행' 작전을 수행 중인 미 해군 구축함 디케이터함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필리핀 시장조사기관인 소셜웨더스테이션이 19일 발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84%가 중국의 남중국해 인공섬 군사화에 정부가 반대 의사를 표출하지 않는 것은 잘못됐다고 답했다. 86%는 필리핀 군, 특히 해군을 강화시켜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해당 설문은 지난 9월 말, 12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신뢰도 면에서 미국은 "아주 좋다"고 답한 비중이 많았고 중국의 경우 "별로"라는 의견이 많았다.
시 주석의 이번 필리핀 국빈 방문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수십년간의 남중국해 분쟁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외교정책을 친(親)미국에서 중국 쪽으로 방향을 틀겠다고 선언한 지 2년 후에 이루어 졌다.
그러나 두테르테 방식의 대(對)중 외교는 민족주의자들을 좌절케 했다. 그는 남중국해에서의 중국의 군사 배치와 증강에 대한 반대 의견 표출에 소극적이란 평가를 받고 있어서다.
심지어 필리핀 정부는 지난 2016년 7월, 남중국해 대부분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 주장이 법적 근거가 없다는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의 승소 판결을 받은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 두테르테 정부는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에 언급을 자제해 여론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양상이다.
시 주석의 필리핀 방문 소식에 이날 마닐라에 위치한 중국 대사관에서는 작은 시위도 열렸다.
살바도르 파넬로 대통령 대변인은 두테르테 대통령의 외교 전략이 "걷잡을 수 없이 큰 갈등의 불"을 피하려하는 것 뿐이라고 해명했다.
중국은 2년 전, 두테르테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했을 당시 필리핀에 240억달러(27조192억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를 약속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아직 대부분 이행되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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