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8일(현지시간) 방영된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지난해 북한과 전쟁을 벌일 뻔한 사실을 인정했다고 미국 인터넷매체 복스(VOX)가 19일 분석했다.
또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 개발 정보가 사실이라면 "우리는 가야 할 길을 갈 것"이라고 말해 전쟁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열어뒀다고 해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방송된 폭스뉴스의 크리스 월리스와 인터뷰에서 대통령으로서 내려야 했던 가장 큰 결정에 대한 질문에 "북한이 매우 힘들었다고 생각한다"면서 "왜냐하면 우리는 매우 가까웠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정권 이양 당시 북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는 점을 언급한 뒤 "나는 우리가 북한과 관련해 어떤 길로 가야 할지에 관해 진정한 결정을 내렸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 "분명히 적어도 현재까지 우리가 갔던 길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며 "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복스는 이 대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이라는 단어를 말하지 않았지만, 그가 '우리는 매우 가까웠다'고 말했을 때, 이는 대북 공격을 언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허버트 맥매스터 전 국가안보보좌관은 북한의 추가 핵 제조를 막기 위해 '제한적 타격' 등 북한에 대해 군사적 옵션을 사용하는 방안을 지지했다.
다시 말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같은 발언은 지난해 미국이 북한과 전쟁을 치를 뻔했다는 것을 뜻한다는 얘기다.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이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무기 개발 등의 정보를 부정하고 전쟁에 대한 회의론을 재차 표현했음에도 북한과의 전쟁 가능성을 약간이라도 열어뒀다고 해석했다.
미국 워싱턴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지난주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남한과의 경계 및 서울과 인접한 기지에서 미사일 발사 능력을 키웠다는 점을 보여주는 위성사진 등을 공개했다.
이같은 보고서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 지속에 관한 신뢰할만한 보도들이 나온 뒤에 발표된 것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왈리스가 인터뷰 도중 이와 관련해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북한)이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나는 그것을 믿지 않는다"고 말하면서도 "그것이 그것(북한)이 가는 길이라면, 그것(북한)이 그렇게 간다면, 당신도 알다시피, 나는 우리가 가야할 길을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복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핵개발 정보를 부인한 것은 그가 북미 협상에서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해서 일 수도 있다는 분석을 제시했다.
북한이 속이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 자신의 모습이 나약해보일 수 있고, 나아가 그는 북한에 대한 외교적 노력을 축소해야할 수 있다고 복스는 분석했다.
그러면서 복스는 북한에 대한 정보들이 사실이라면 "우리가 가야 할 길을 갈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생각하기에 오싹하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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