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아사히신문 "北 첨단전술 무기시험은 지대함 미사일 시뮬레이션"
신인균 "가능성 작지만 지대함 미사일일 경우 초음속일 것"
태영호 “김정은 첨단무기 시찰, 韓 공중급유기 도입 대응 차원일 것”
[서울=뉴스핌] 노민호·하수영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현지 지도한 첨단전술 무기시험이 지대함(地對艦) 미사일 시뮬레이션이었다는 일본 매체의 보도가 나와 주목된다.
신형 장사정포, 개량형 자주포 등 다양한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마하 1.0 이상의 속도로 타격하는 초음속 지대함 미사일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19일 북한 소식통을 인용, 첨단전술무기는 지난해 6월 김 위원장이 시찰한 신형 지대함 미사일과 같은 계열이라고 보도했다.
당시 북한 매체는 이동식 신형 지대함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한 바 있다. 이를 두고 대북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러시아제 아음속(마하 0.5~0.7) 대함 미사일인 ‘Kh-35’를 비밀리에 도입해 역설계한 것으로 평가했다.
지난해 6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참관 하에 진행된 신형 지대함 순항미사일 시험 발사 모습.[사진=노동신문] |
◆ 北, 美 항공모함 겨냥 '지대함 미사일' 개발한 듯...육지서 바다로 초음속 타격
Kh-35는 최대 5000톤급 선박을 공격하기 위해 개발됐다. 공대함, 지대함, 함대함 버전 등으로 구분한다.
길이 3.85m에 최고속도 마하 0.8, 사거리 130㎞, 무게는 480㎏이다. 유도방식은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는 장치를 활용하는 관성유도와 스스로 표적을 탐지하는 능동유도 방식이 혼용됐다.
그간 북한은 상륙작전을 지원하는 미국 항모전단을 큰 위협으로 간주해왔다. 그러나 북한 해군의 취약성 때문에 함대함 미사일로 이를 방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지적에 힘이 실려왔다.
북한은 이 같은 공백을 메우기 위해 함대함 미사일을 지대함 미사일로 개량하는 데 힘을 쏟아왔다는 게 중론이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는 지난 16일 김 위원장이 첨단전술무기 시험을 지도했다고 보도하며 “위대한 장군님(김정일 국방위원장)께서 생전에 직접 종자를 잡아주셨다”며 “유복자와 같은 무기”라고 전했다.
지난해 6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참관 하에 진행된 신형 지대함 순항미사일 시험 발사 모습.[사진=노동신문] |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유복자 무기’라고 표현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근거, 지대함 미사일 보다 더 위협적인 무기일 것이라는 추측도 나왔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개량한 지대함 미사일을 가지고 유복자 무기라고까지 치켜세우지는 않을 것”이라며 “새로운 미사일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그러면서 “만약 지대함 미사일을 두고 김정은이 유복자 무기라고 했다면 (아음속에서 발전된) 초음속(마하 1.0 이상)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는 “전술과 유복자라는 표현이 꺼림칙하다”며 “지대지 같으면 전술이라고 말을 붙이지만 지대함은 그렇게 분류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유복자라는 것은 김정일 시대의 굉장히 중요하게 간주됐던 것으로 봐야 한다”며 “하지만 당시 지대함이 그렇게 문제가 된 것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새로 개발한 첨단전술무기시험 현장을 찾았다고 보도했다.[사진=조선중앙통신] |
◆ 태영호 “김정은 첨단무기 시찰, 한국 공중급유기 도입 대응 차원일 것”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첨단전술무기 시험 현장을 현지 지도한 것과 관련,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는 “한국 공군의 공중급유기 도입에 대한 대응조치”라고 주장했다.
태 전 공사는 지난 18일 자신의 블로그인 ‘남북행동포럼’에 올린 글에서 “한국의 공중급유기 도입이 ‘왜 하필 북한이 지금 시점에서 전술무기시험을 공개했는가’에 대한 답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김해공군기지에는 공군 사상 최초의 공중급유기 1호기가 도착했다. 한 달 간의 수락검사를 거쳐 오는 12월 정식 배치될 예정인 급유기는 한국 공군의 F-15K, KF-16에 공중급유를 실시해 공중작전시간을 1시간 가량 늘렸다.
태 전 공사는 “북한은 남한이 남북군사합의서 채택 후에도 공중급유기 도입 등 재래식 무력 증강에 나서고 있는 데 대해 신경이 곤두 서 있다”며 “김정은으로서도 군부 앞에서 ‘가만 있지 않는다’는 자세를 보일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태 전 공사는 이어 “이번 김정은의 현지 지도도 남북군사합의서에 따른 남북 사이의 군축 이행 조치와는 별도로 ‘너(남한)도 하면 나도 한다’는 대응 방식으로 생각하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 전 공사는 주장의 근거로 남한 공군의 전술작전능력이 대폭 향상된 것을 들었다.
태 전 공사는 “남북 무력 대결구도에서 북한이 제일 우려하는 것은 남한의 공군력과 해군력 증강”이라며 “이번에 공중급유기 도입으로 남한 공군의 공중작전시간이 늘어났으니 북한은 반항공 전술미사일을 더 현대화해서 남한의 공군작전능력 향상을 무력화시킨다는 계산”이라고 설명했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