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아마존은 대마불사 아니다. 언젠가 망할 것이다. 언젠가 파산할 것이다. 단지 그 날을 가능한 한 미루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8일(현지시간) 전직원 회의에서 한 직원의 물음에 대답한 내용이다. 직원은 최근 미국 백화점 시어스를 비롯해 대형 소매기업들이 파산한 것에서 어떤 교훈을 배울 수 있느냐고 물었다.
베조스는 이어 “대기업 수명은 고작 30년 정도다. 100년 넘는 기업은 없다”며 “종말을 가능한 한 미루기 위해서는 철저하게 고객 위주로 생각해야 한다. 내부 문제로만 침착하면 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는 아마존이 전례 없는 성공을 거두고 있는 시점에 나온 발언이라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아마존 핵심 사업부인 소매 사업부는 지속적 성장을 유지하고 있고, 클라우드와 알렉사 등의 사업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직원들은 이처럼 가파른 성장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아마존 인력은 지난 8년 간 20배 이상 늘어 현재 60만명이 넘으며, 주가는 2013년 이후 4배 이상 급등했다.
이처럼 급성장하는 만큼 정치권에서의 견제도 거세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아마존이 미국 우편 서비스에 무임승차해 막대한 이득을 얻고 있다고 비판했으며 베조스에 대한 개인적 공격도 서슴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제2본사 선정을 두고 시 정부들 사이 인센티브 경쟁을 촉발했다는 비난도 받고 있다. 아마존은 제2본사 입지로 뉴욕 롱아일랜드시티와 버지니아 북부 알링턴 인근 내셔널 랜딩을 선정했다.
베조스는 과거에도 회사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동반되는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 발언한 바 있다. 그는 지난 3월 전직원 회의에서도 “우리가 큰 회사라는 점은 사실이다. 조직이 커지면 기업이건 정부건 감독 대상이 되는 것은 합리적인 일”이라고 밝혔다.
미국 경제전문 매체 CNBC에 따르면, 일부 아마존 직원들은 회사 내부에서 반독점 위반으로 규제를 받을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에 아마존의 반독점 위반 사항에 대해 조사할 것이라 밝혔으며, 유럽과 일본 정부도 아마존에 대한 반독점 조사에 착수했다.
베조스는 아마존의 성공 스토리는 어떤 테크 기업과도 다르다며, “아마존은 고객들의 삶을 개선시켰다는 ‘좋은 스토리’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아마존이 어떻게 살아남아 번성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베조스는 “수백 년 이상 살아남은 회사들은 대체로 주류회사들이다. 인간 사회의 특성이 아닐까 싶다”라는 농담을 던졌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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