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독일 기독사회당(CSU·기사당) 대표인 호르스트 제호퍼 내무장관이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발표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제호퍼 장관은 12일(현지시간) 독일 바우트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대표직을 내려놓겠다”며 공식 사임 시기는 이번 주 중으로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기독민주당(CDU·기민당) 당 대표직 및 총리직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사실상 정계 은퇴를 밝힌 데 이어, 제호퍼 장관마저 퇴진을 발표해 독일 대연정 지도부의 대대적인 물갈이가 예고됐다.
제호퍼 장관은 “퇴진은 선거 패배 때문이 아니라, 내년에는 당 쇄신이 이뤄져야 한다는 판단에서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난민에 우호적인 메르켈 총리의 정책으로 제호퍼 장관과 메르켈 총리 간 갈등이 부각되면서 대연정에 대한 지지율이 하락했다. 지난 7월 제호퍼 장관은 연정 내에서 합의되지 않은 내용이 포함된 난민 종합 대책을 일방적으로 발표해, 메르켈 총리의 난민 포용 정책에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었다.
이처럼 집권연정 내 불협화음으로 정치권 혼란이 지속되자, 이민 강경책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은 독일을 위한 대한(AfD)으로, 이민 포용책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은 녹색당으로 돌아섰다.
지난달 14일 치러진 남부 바이에른 주의회선거에서는 기사당이 고작 37%의 득표율을 얻어 역사적인 참패를 기록했다. 또 다른 대연정 파트너인 사회민주당(SPD)은 10%도 확보하지 못해, 연립정부가 참패를 기록했다.
이어 28일 치러진 헤센 주 지방선거에서는 기민당이 27.5%의 득표율로 가까스로 승리했으나, 이전 선거보다 득표율이 11%포인트 이상 떨어지며 연정 구성이 난관에 처했다.
메르켈 총리가 이처럼 위기에 몰림에 따라 기사당 내부에서도 제호퍼 장관의 대표직 사퇴 압박이 거세졌다.
호르스트 제호퍼 독일 기독사회당(CSU·기사당) 대표 겸 내무장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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