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보조금 목록에도 포함 안돼...신청 자제 분위기 '확산'
"2020년 이후도 리스크 존재...中 정부 차원 견제 가능성 여전"
[서울=뉴스핌] 유수진 기자 = "이번에도 없습니다."
국내 배터리3사 관계자들은 중국정부의 친환경차 보조금 지원 명단 포함여부에 대해 6일 일제히 같은 답을 내놓았다. '업계 1위'를 다투는 LG화학과 삼성SDI는 물론, 최근 배터리사업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가 탑재된 차량 역시 11월 보조금 목록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국내기업의 배터리가 적용된 친환경차는 지난해 1월 이래 2년 가까이 중국정부의 보조금 지원 명단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현지 분위기가 냉랭하자 완성차 업체들이 아예 보조금 신청 자체를 자제하는 추세도 확산되고 있다.
이에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오는 2020년 보조금이 사라질 때까진 사실상 중국시장 진출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 일몰 이후에 초점을 맞춰 현지공장 증설 등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2020년 이후에도 중국의 견제가 계속될 거란 우려가 나오는 등 전망이 밝지 않은 상태다.
LG화학의 오창공장 전기차배터리 생산라인의 모습. [사진=LG화학] |
6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중국 공업화신식부(공신부)는 하루 전인 5일 △순수전기차 66개사 132개 모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13개사 22개 모델 △수소연료전지차 6개사 7개 모델 등 총 161개 모델이 포함된 '2018년 11차 친환경차 보조금 목록'을 공식 발표했다.
하지만 국내3사의 배터리가 탑재된 친환경차는 이달에도 목록에 들어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각사 관계자들은 "이번에도 우리 배터리가 들어간 차량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LG화학 배터리를 적용한 완성차 업체들은 이번 차수에 아예 신청 자체를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정부는 매달 보조금 지급대상 목록을 업데이트해 공지하는데, 국내기업의 배터리가 적용된 차량은 지난해 1월부터 23개월째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굳게 닫힌 중국시장의 문이 도무지 열릴 기미가 보이지 않자 국내 업계는 보조금이 완전히 폐지되는 2020년 이전에는 사실상 중국 진출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배터리3사는 중국 보조금 여부에 신경 쓰며 일희일비하기보단 1년여 앞으로 다가온 보조금 일몰 이후를 준비하는 데 더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LG화학은 기존 전기차 배터리 공장이 있는 중국 남경에 제2공장을 짓기 시작했다. 오는 2023년까지 총 2조1000억원을 단계적으로 투자, 고성능 전기차 50만대 이상에 적용할 수 있는 배터리 생산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완공 후 시험가동 등을 거쳐 내년 10월 1단계 양산을 시작하는 게 목표다.
SK이노베이션도 중국 배터리 합작법인인 BESK를 통해 장쑤성 창저우시에 7.5GWh 규모의 배터리공장을 짓고 있다. 연산 전기차 25만대에 사용 가능한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SK이노베이션은 내년 하반기 공장 준공을 마무리, 오는 2020년 초부터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2020년 이후에도 중국시장 진출이 결코 만만치 않을 거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여전히 양국간 기술 격차가 존재하는 만큼, 보조금이 사라지더라도 다른 정책적 수단이 그 자리를 대체, 한국기업의 점유율 확대를 막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2020년에 중국 보조금이 없어지겠지만 여전히 리스크는 존재할 것으로 본다"며 "그때 가서도 양국 업체들 간 기술격차가 존재한다면 보조금이 아닌 다른 방법을 통해 국내업체들에 대한 제재가 계속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다른 배터리업체 관계자 역시 "보조금이 일몰되며 중국시장이 열리길 기대하지만 실제로 그때가 되기 전엔 예상이 어렵다"며 "중국정부 차원의 견제가 계속될 가능성도 남아있다"고 말했다.
uss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