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향해 추가 관세를 경고한 가운데 월가의 이코노미스트가 중국 성장률 전망치를 낮춰 잡았다.
중국 정부가 적극적인 부양책으로 소위 ‘하드 랜딩’을 차단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미국의 폭탄 관세에 따른 파장이 경제 펀더멘털에 흠집을 내고 있다는 판단이다.
중국 베이징의 한 증권거래소 전광판 앞에서 투자자가 핸드폰을 들여다보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중국의 성장 둔화는 아시아 신흥국을 필두로 전세계 경제에 한파를 일으킬 수 있는 사안이어서 주목된다.
30일(현지시각) 블룸버그가 65명의 월가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전문가들은 올해 4분기 중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6.4%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달 수치 6.5%에서 하향 조정된 것이다.
월가는 2019년 중국 성장률 전망치 역시 종전 6.4%에서 6.3%로 떨어뜨렸다. 지난 2분기 6.7%를 기록한 성장률이 3분기 6.5%로 저하,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정부의 목표치 하단까지 후퇴한 데 이어 실물경기의 둔화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뿐만 아니라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대규모 관세에 대한 적절한 대책을 강구하지 않을 경우 중국 경제 성장률이 5.0%까지 떨어질 것으로 경고하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내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동에서 기대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경우 지금까지 총 2500억달러 규모의 수입품에 대한 관세에서 제외된 나머지 품목까지 관세를 물리는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다. 이 경우 2570억달러의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가 추가로 시행되는 셈이다.
내년 2000억달러 규모의 수입품에 대한 관세가 10%에서 25%로 인상될 경우 위안화 하락으로 상쇄됐던 충격이 중국 경제를 강타할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악재가 더해진 셈이다.
제조업과 수출, 고용 등으로 관세 시행에 따른 타격이 확산될 경우 중국이 극심한 경기 하강을 맞을 것으로 월가 구루들은 내다보고 있다.
블랙록의 제프 셴 이코노미스트는 CNBC와 인터뷰에서 “미국의 추가 관세는 중국 경제를 위축시키는 도화선이 될 것”이라며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에 따른 한파와 맞물려 무역 마찰에 따른 충격이 중국 경제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블룸버그의 조사에 참여한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소비자물가가 내년까지 오름세를 지속하는 한편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가 위축될 것으로 내다봤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는 투자 보고서를 내고 “중국 정부가 지속적인 부양책을 통해 과격하고 무질서한 경기 하강 리스크를 차단할 것으로 보이지만 무역전쟁이 장기전으로 치달았고, 정책 효과에 기대를 걸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위안화에 대한 전망도 흐리다. 중국인민은행(PBOC)의 달러/위안 고시 환율이 6.9574위안으로, 위안화 가치가 10년래 최저치로 떨어진 가운데 골드만 삭스와 JP모간,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주요 투자은행(IB)들은 위안화 환율이 앞으로 수 개월 이내에 7위안을 뚫고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국의 성장 후퇴에 따른 글로벌 경제 전반의 충격에 대한 우려가 재점화됐다. 무역전쟁 이외에 눈덩이 부채와 위안화 약세 역시 중국은 물론이고 주요국 경제를 벼랑 끝으로 내몰 수 있는 리스크 요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글로벌 경제 확장에 중국이 3분의 1 가량을 기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가뜩이나 미국과 유럽 경제가 둔화되는 가운데 ‘차이나 리스크’가 위기를 촉발시키는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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