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표권 배임 혐의 대부분 무죄…‘본우리덮밥’만 유죄
法 “본비빔밥‧도시락 상표, 최복이 이사장이 창작‧고안”
[서울=뉴스핌] 김규희 기자 = 개인 명의 상표권 등록으로 부당한 이득을 취한 혐의로 기소된 '본죽' 창업주 김철호 본아이에프(브랜드명 본죽) 대표 부부가 1심에서 벌금형의 선고유예를 판결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김상동 부장판사)는 26일 오후 2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철호 대표와 부인 최복이 본사랑 이사장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각 500만원의 벌금을 선고유예했다.
선고유예는 유죄임을 인정해 형을 정했으나 판결의 선고를 유예하는 것이다. 피고인이 2년의 기간 동안 사고 없이 지내면 재판을 더 이상 진행하지 않고 소송절차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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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본도시락과 본비빔밥은 본죽의 본을 모티브로 해 시작한 가맹사업인데, 브랜드 출시 경위와 과정, 업무내용, 피해사와의 관계 등을 종합해보면 최복이 이사장이 ‘본브랜드연구소’를 운영하면서 상표를 창작 고안하고 그에 맞는 메뉴를 개발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최복이 이사장의 아이디어와 노력, 자본으로 이뤄진 이상 최 이사장 명의로 출원등록할 합리적 이유가 있었다”며 “피고인 김철호 대표는 최 이사장과의 분쟁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최 명의로 출원등록하고 상표사용권을 지급한 것은 경영상 판단 범위 내에 해당한다”고 했다.
다만 본우리덮밥 상표권은 본죽에 있어 배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본우리덮밥 상표 등 모든 권리는 이 사건 용역계약에 의해 피해회사에 있다고 할 것이나 김 대표는 최 이사장 명의로 상표 등록해 피해사의 재판을 보고하고 성실하게 관리할 업무상 의무를 위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 이사장에 대해서도 “김 대표와 부부사이고 피해사 감사로 재직, ‘본월드’를 운영하면서 메뉴를 개발하는 등 가맹사업에 깊숙이 관여하는 등 거래 상대방 지위를 넘어서 업무상 배임의 공동정범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다만 실제로 이 상표를 사용한 가맹사업이 진행되지 않아 회사로부터 돈을 받는 등 이익을 취하지 않은 점, 경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공동대표이사에서 스스로 물러나는 등 중요한 역할을 한 점, 회사에 상표권을 무상으로 이전했다는 점 등을 고려해 선고유예를 선고했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이형석 기자 leehs@ |
김 대표와 최 이사장은 지난 2006년 9월부터 2013년 5월까지 가맹사업을 위해 개발한 상표를 개인 명의로 등록해 상표 사용료 등 명목으로 약 28억원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최 이사장은 또 2014년 '특별위로금' 명목으로 회삿돈 50억원을 받은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법인이 부당하게 사용료를 지급해야 하는 결과가 발생, 가맹점주와 소비자들의 정당한 이익을 가로채고 경제정의 및 공정한 거래질서를 침해했다"며 징역 5년을 구형했다.
q2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