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 석유업계에 이어 항공사가 중국과 무역전쟁의 희생량으로 전락할 위기다.
중국이 미국 원유 수입을 사실상 전면 중단한 데 이어 항공기 수입을 미국 보잉에서 유럽 에어버스로 교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보잉이 제작한 중국연합 항공의 여객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행정부가 폭탄 관세를 경고했을 때부터 업계를 긴장시켰던 우려가 현실화되는 양상이다. 아울러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차단, 스마트폰 업체 애플부터 전기차 업체 테슬라까지 생산 위기에 처할 것이라는 우려가 번지고 있다.
19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국영 항공사 차이나 서던 에어라인의 자회사인 샤멘 에어라인이 유럽 항공기 제조업체 에어버스의 고위 경영자들과 회동을 갖고 있다.
에어버스의 항공기 장기 공급 계약을 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 소식통의 얘기다. 샤멘 에어라인은 30여년간 보잉의 주요 고객이었다는 점에서 최근 움직임은 업계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장기간 미국 제품을 구매했던 중국 항공사가 보잉의 유럽 경쟁사와 접촉한 것은 양국의 무역전쟁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항공사 측이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지만 에어버스와 계약을 체결할 경우 보잉이 작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샤멘 에어라인 이외에 다른 중국 항공사들 역시 같은 행보를 취할 수 있어 보잉과 관련 업체들이 바짝 긴장하는 표정이다.
보잉과 에어버스는 장기간에 걸쳐 중국 항공기 시장을 놓고 각축전을 벌였다. 앞으로 10년 사이 중국이 세계 최대 규모의 항공기 시장이 될 것이라는 계산이다.
샤멘과 에어버스의 첫 회동은 지난 5월 미국과 무역 마찰이 크게 고조됐을 때 비공식적으로 이뤄졌고, 이어 9월 관세 전면전이 최고조에 이른 상황에 양측 최고경영자의 공식 만남이 이뤄졌다.
에어버스는 샤멘 이외에도 잠재적인 중국 고객들과 접촉을 가졌다. 중국 수출길이 뚫릴 경우 에어버스는 수백억 달러에 이르는 수주를 이뤄낼 전망이다.
한편 중국은 지난 9월부터 미국산 원유 수입을 중단한 상태다. 로이터를 포함한 주요 외신들은 앞서 2개울에 걸쳐 사상 최대 규모의 원유를 사들인 뒤 중국이 미국과 거래를 끊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미국 원유 수출 물량 가운데 중국이 20%를 차지했다는 점에서 무역전쟁으로 인한 석유 업계의 타격이 작지 않을 전망이다.
이어 액화천연가스(LNG) 역시 중국이 만지작거리는 보복 카드 가운데 하나다. 외신들은 캐나다 업체가 G2(미국과 중국) 무역전쟁의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면 미국 업체의 가스 프로젝트에 커다란 차질이 발생할 것이라는 경고다.
이와 별도로 이날 CNBC는 중국이 희토류 대미 수출을 중단, 미국 IT 기업에 생산 위기를 일으킬 가능성을 제기했다.
특히 이어폰부터 스마트폰, 전기차 등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네오디뮴의 경우 중국이 전세계 공급의 80%를 차지하고 있어 관련 기업들이 중국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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