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15일 아시아 증시는 하락했다.
닛케이225평균주가지수는 전일 종가 대비 1.87% 하락한 2만2271.30엔에 마감해, 지난 8월 21일 이후 가장 낮은 종가를 기록했다. 자동차 기업을 비롯한 제조업체들은 미국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의 환율 조작 조항에서 일본도 예외는 없다는 발언의 여파 속에 하락했다.
토픽스(TOPIX)지수는 전날 종가 대비 1.59% 내린 1675.44엔으로 하루를 마쳐 종가 기준 약 7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앞서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 참석한 므누신 장관은 13일 기자들에게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에서의 환율 조항이 무역 파트너들의 환율 조작을 막는 미래의 모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므누신 장관은 이날 무역 협상에서 교역국과 환율 문제를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히면서, 일본도 여기에 예외는 없다고 말했다. 므누신 장관의 이런 발언으로 미·일 물품무역협정(TAG)에서 환율 문제가 새로운 이슈로 부상하며 투자자에 불안감을 안겼다.
라쿠텐증권의 카가와 무쯔미 글로벌 선임 전략가는 "미국의 이 같은 발언이 시장에 긴장감이 감돌게 했다"며 "원자재 가격의 상승이 이미 기업들에게 우려로 작용하고 있다. 또 엔화 강세가 자동차 제조업체 및 수출 기업들에 위협이 되고 있으며, 이에 기업들이 실적 전망치를 낮춰야 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엔화 강세는 세계 시장에서 일본 제조업체들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수출 기업의 수익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는 장중 달러 대비 112.07엔을 기록해 강세를 보였다. 시장에 남아있는 위험회피 심리가 안전자산인 엔화의 통화가치를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업종별로는 자동차제조업체가 하락세를 보였다. 토요타자동차는 이날 2.4% 하락했으며, 혼다자동차도 2.6% 떨어졌다.
자동차제조업체 이외의 수출 업체들도 이날 하락장을 연출했다. 올림푸스는 1.7% 하락했으며, 공기청정기 제조업체인 다이킨공업도 2.3% 떨어졌다.
소프트뱅크의 하락세도 두드러졌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언론인 암살 의혹을 둘러싼 여파가 소프트뱅크 주가 폭락으로 이어졌다. 이날 소프트뱅크는 7.3% 폭락하면서 지난 8월초 보지 못했던 수준까지 급락했다. 사우디는 소프트뱅크가 주도하는 비전펀드의 최대 외부 투자자로, 언론인 암살 진상 규명을 둘러싸고 사우디 정부가 세계 지도자들 및 기업들의 압박에 직면하자 그 영향이 소프트뱅크로도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오노약품공업은 글로벌 제약회사인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가 항암제인 옵디보를 이용해, 폐암 말기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에서 실패했다는 소식에 2% 하락했다.
15일 닛케이225평균주가지수 추이 [사진=블룸버그] |
중국 증시는 모두 하락했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장 종가보다 1.49% 내린 2568.10포인트에 마감했고, 선전성분지수는 1.51% 하락한 7444.48포인트를 기록했다. 블루칩 중심의 CSI300은 1.40% 내린 3126.45포인트로 하루를 마쳤다.
이강(易綱) 중국 인민은행장은 14일 중국이 기준금리 조정 및 지급준비율(RRR) 인하를 단행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중국 인민은행은 이미 지난 7일 지급준비율 인하 조치를 15일부터 시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급준비율 인하는 미·중 무역전쟁이 몰고올 부정적인 여파를 상쇄하기 위해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 인민은행의 지급율 인하는 올해 들어서만 네 번째다.
하지만 인민은행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장에는 미·중 통상 마찰로 인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가시질 않고 있다. 특히 미 재무부의 환율보고서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미국의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 여부가 투심을 짓누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 재무부는 현지시각으로 이르면 15일 반기 환율보고서를 발표한다.
홍콩 증시는 하락장을 연출하고 있다.
홍콩 항셍지수는 오후 4시30분 기준 1.35% 하락한 2만5452.66포인트에, 중국 기업지수 H지수(HSCEI)는 1.63% 내린 1만130.99포인트에 거래되고 있다.
대만 가권지수는 1.44% 내린 9901.12포인트로 마감했다.
saewkim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