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서 유명 달리한 한국 산악인, 47년간 90여명
1971년 故 김기섭 대원부터 시작된 비극
세계 최초 무산소 등정, 박영석 대장도 히말라야서 잠들어
[서울=뉴스핌] 박진범 기자 = 김창호 등반대장 등을 포함한 한국인 5명이 네팔 히말라야 등반 도중 모두 사망한 가운데, 히말라야에 도전했다 돌아오지 못한 산악인들이 재조명받고 있다.
히말라야 산맥 [솔루쿰부 로이터=뉴스핌] |
우리나라 최초 히말라야 조난 사고는 4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71년 김기섭 대원이 해발 8163m 높이의 마나슬루 등정에 나섰다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다. 7600m 지점에서 캠프를 설치하던 중 돌풍을 만나 절벽 아래로 떨어진 사고였다.
김기섭 대원의 형제인 김정섭·김호섭 대원도 이듬해인 1972년 히말라야에서 영면했다. 역시 마나슬루 등정에 나섰다 눈사태를 만나 변을 당했다.
한국인 여성 최초로 에베레스트 등정(1993)에 성공했던 지현옥 대장은 1999년 안나푸르나 정상에 오른 뒤 하산하는 과정에서 사망했다.
1998년에는 최승철·김형진·신상만 대원이 탈레이사가르를 등반하던 중 눈보라를 만나 고국에 돌아오지 못했다.
2009년에는 여성 산악인 고미영 대장이 낭가파르밧(8126m)에서 실족사하고 말았다. 고 대장은 히말라야 총 11좌 등정에 성공한 베테랑이다. 2007년에는 여성 산악인 최초로 8000m급 산 3개에 오르기도 했다.
박영석 대장도 2011년 히말라야에서 유명을 달리했다. 박 대장은 원정대를 이끌고 안나푸르나에 등정했다가 돌아오지 못했다. 박 대장은 1993년 세계 최초로 에베레스트 무산소 등정을 해낸 전설적인 인물이다. 그가 달성한 산악 그랜드슬램(2005년)은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박 대장의 시신은 끝내 찾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이번에 사망한 김창호 대장은 당시 박 대장을 찾기 위한 수색대에 참가했던 대원이다.
2012년에도 히말라야에서 비보가 날아들었다. 김형일·장지명 대원이 촐라체(6440m)에서 등반 도중 추락해 숨을 거뒀다.
히말라야에서 목숨을 잃은 우리나라 산악인은 90명이 넘는다.
한편 이번 사고로 각계에서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사망한 원정대에는 영화 '히말라야' 작업에 참여했던 임일진 다큐멘터리 감독도 포함돼 영화계도 슬픔에 잠겼다.
[사진=임일진 감독 블로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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