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산악인 5명, 히말라야 등반 중 눈폭풍에 휩쓸려 사망
외교부 "조속한 시일 내 시신 수습... 유가족 지원할 것"
[서울=뉴스핌] 유수진 기자 = 국내 최초로 무산소 히말라야 8000m급 14좌 완등에 성공한 김창호(49) 대장 등 국내 산악인 5명이 네팔 히말라야 등반 도중 눈폭풍을 만나 목숨을 잃었다. 외교부는 즉시 재외국민보호대책반 및 현장대책반을 꾸려 사고 수습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16년 '코리안웨이' 개척을 위해 출국하던 김창호(가운데) 대장과 최석문, 박정용씨 모습. [사진=영원아웃도어] |
13일 외교부와 AFP통신, 히말라얀 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현지시간) 김창호 대장 등 한국인 5명과 네팔인 가이드 4명 등 최소 9명이 네팔 히말라야 구르자히말에서 거대한 눈폭풍에 휩쓸려 사망했다.
AFP통신은 현지 경찰 관계자를 인용 "파괴된 현장 캠프 주변의 나무와 텐트가 부러지고 시신도 흩어진 채 발견된 것으로 보아 눈폭풍 때문에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구르자히말은 네팔 서부 히말라야 산맥에 있는 해발 7193m의 산봉우리로, 등반대는 지난 7일 등반을 시작한 뒤 12일 하산할 예정이었으나, 기상 악화로 베이스캠프에 머물던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인 사망자는 김 대장 외에도 산악 다큐 영화감독 임일진, 유영직, 이재훈, 정준모씨 등 총 5명이다.
사고 소식이 전해진 직후 외교부 본부와 주네팔대사관은 재외국민보호대책반과 현장대책반을 구성했다. 이들은 네팔 경찰 당국과 베이스캠프 운영기관 등을 접촉해 사고 상황을 파악하고, 시신 수습 및 운구 등 향후 진행 사항에 대해 협조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현재 소형 헬기로 수색해 시신을 발견한 상황"이라면서 "다만 소형헬기로는 시신 수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습장비를 구비한 헬기를 이용, 조속한 시일 내에 시신을 수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외교부와 주네팔대사관은 향후 사망자 가족들의 네팔 방문 시 장례절차 지원 등 필요한 영사조력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날 사고로 목숨을 잃은 김창호 대장은 한국인 최초로 히말라야 8000m 이상 14좌를 무산소로 등정하고, 황금피켈상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한 우리나라 대표 산악인 중 한 명이다.
김 대장은 지난 2013년 한국인 최초로 히말라야 8000m 이상 14좌를 산소호흡기 없이 무산소로 완등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산악인 최석문, 박정용 대원과 함께 '산악계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2017 황금피켈상'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았다.
원정대는 지난달 28일 구르자히말로 떠났으며, 다음 달 11일 입국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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