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은 로이터 통신의 분석기사입니다.
[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산유국들의 시장 달래기에도 불구하고 국제유가가 이미 수요와 경제성장 둔화를 유발하는 위험 수준까지 상승했다.
최근 유가 흐름은 2007~2008년, 2010~2012년 급등세와 상당히 유사하다. 특히 달러 강세의 효과를 배제하고 유로와 엔으로 환산한다면 유사성은 더욱 강해진다.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은 현재 유로로 환산하면 배럴당 75유로에 달한다. 이는 2008년 5월과 같은 수준으로 유가는 그해 7월에 93유로로 고점을 찍었다.
엔으로 환산하면 유가는 현재 배럴당 9800엔으로 2007년 10월과 같은 수준이다. 유가는 2008년 7월에 1만5300엔으로 고점을 찍은 바 있다.
인도 루피화로 환산하면 유가는 이미 2008년 고점을 지나 2013년 사상최고치를 향해 가고 있다.
현재 강달러가 지속되고 있어 미국 외 석유 소비국에서 체감하는 유가 상승세가 글로벌 시장에서 표면화되지 않고 있을 뿐이다.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세계 경제에 가장 안 좋은 시기에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 가운데 유가 상승을 유발한 당사자들이 상대 비난하기에만 급급한 모습이다. 미국은 증산에 나서지 않는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러시아는 이란 핵협정에서 탈퇴한 미국을, OPEC의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유가 상승에 베팅하는 투기세력들을 비난하고 있다.
실상 미국의 이란 원유 금수, OPEC과 주요 산유국들의 감산, 강력한 수요 증가세, 헤지펀드들의 포지션 구축 등 모든 요인들이 상호 작용하며 유가 상승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미국의 이란 강경책으로 정유업체들과 원유 트레이더들이 향후 공급 부족을 우려하며 매수포지션을 놓지 않고 있다.
OPEC과 감산에 합의한 산유국들은 글로벌 원유재고를 5년 평균치로 줄이는 데에만 집착하며, 감산 출구전략을 지나치게 지연시키고 있다.
또한 세계 석유 수요량이 올해 초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반면, OPEC 외 산유국들의 공급량은 예상만큼 빠르게 늘지 않고 있다.
이란 원유 금수에 앞서 미국과 사우디, 러시아 등이 증산을 위해 발을 맞추려 논의하고 있지만, 소통이 원활하지 않다.
미국이 이란의 원유 수출을 얼마나 빨리 금지시킬지, 그리고 OPEC과 여타 산유국들이 이란이 빠진 자리를 얼마나 빨리 채울지에 대해 서로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 상당하다.
그리고 원유시장이 저공급 사이클로 가고 있다는 직감에 헤지펀드를 비롯한 투기세력들이 매수포지션을 늘려 유가 상승을 재촉하고 있다.
원유[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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