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서 8000광년 밖에 달이 존재한다
컬럼비아대 연구진, 내년 5월 후속연구 진행
[워싱턴 로이터=뉴스핌] 최윤정 인턴기자 = 미국 컬럼비아대 연구팀이 케플러우주망원경과 허블우주망원경을 이용해 태양계 밖에 외계위성이 있다는 강력한 증거를 포착했다. 이들은 3일(현지시각) 과학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를 통해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외계행성 케플러-1625b와 그 위성을 담은 상상도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국 컬럼비아대 데이비드 키핑 교수와 알렉스 티치 연구원은 지구에서 8000광년 밖에 있는 별 '케플러-1625'를 도는 외계행성 주변에 달이 존재한다는 증거를 발견했다.
연구진은 미항공우주국(NASA)의 케플러우주망원경을 이용해 외계행성 284개가 중심별 앞으로 지나는 통과현상을 관측, 이들 행성 주위에 위성이 있는지 분석했다. 이들은 케플러-1625b 행성 주위에 달이 있다는 단서를 포착하고 NASA에 요청해 관측 정밀도가 4배 이상 높은 허블우주망원경으로 40시간 동안 행성을 추가 관측했다.
태양계 밖에도 행성을 도는 위성이 있다는 사실이 처음 밝혀진 만큼 과학계가 발칵 뒤집혔다.
이번 연구를 통해 발견된 외계위성은 지금까지 태양계 내부에서 발견된 180개 위성과 전혀 다른 특징을 가졌다. 데이비드 키핑 교수는 "크기가 엄청나고, 태양계 기준으로는 좀 이상할 만큼 독특한 외계위성"이라고 설명했다.
태양계의 위성은 모두 돌이나 얼음 덩어리지만, 케플러-1625b와 그 주위를 도는 위성은 가스로 이뤄졌다. 두 천체 모두 태양계에서 가장 큰 행성인 목성보다 질량이 몇 배 더 큰 것으로 추정된다.
외계위성은 목성보다 몇 배 큰 가스형 행성 케플러-1625b 주위를 약 300만km 주기로 돈다. 태양계에서 가장 큰 위성은 목성을 도는 가니메데(Ganymede)로 지름 5260km에 달하지만, 이 외계위성은 그보다 훨씬 큰 지름 4만9000km에 이르는 것으로 보인다. 태양계에서 가장 작은 행성인 해왕성과 비슷한 크기다.
연구진은 허블우주망원경 관측을 통해 케플러-1625b 주위에 달이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두 가지 신호를 포착했다. 하나는 달이 별 앞을 지날 때 별의 밝기가 약간 감소하는 현상이고, 다른 하나는 달이 케플러-1625b에 중력을 가하는 현상이다.
케플러-1625 행성이 중심별 앞을 지날 때 별빛이 약간 어두워지는데, 이 행성이 별 앞을 통과하고 3.5시간이 지난 뒤 강도는 훨씬 작지만 다시 어두워지는 현상이 관측된 것이다. 연구진은 이를 달이 별을 가려 나타난 현상으로 보고 있다.
허블우주망원경 관측 기록은 케플러-1625b 행성의 별 통과현상이 예측보다 80분 일찍 일어난다는 것을 보여줬다. 연구진은 주변에 있는 상당히 큰 천체가 케플러-1625b에 중력을 가해서 변칙적인 움직임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했다.
컬럼비아대는 외계위성의 존재를 명확히 확인하기 위해 내년 5월 후속연구를 진행할 방침이다.
yjchoi753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