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완만하게 상승했지만 주변 여건이 우호적이지 않다.
3분기 기업 실적에 대한 경고가 꼬리를 물고 있고, 반도체 섹터에 대한 월가의 비관적인 의견도 악재에 해당한다. 밸류에이션 부담과 국채 수익률의 상승 흐름도 투자자들이 주시하는 부분이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트레이더들 [사진=로이터 뉴스핌] |
3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54.45포인트(0.20%) 상승한 2만6828.39를 기록해 올들어 15번째 최고치 기록을 세웠다. S&P500 지수는 2.08포인트(0.07%) 소폭 오른 2925.51에 마감했고, 나스닥 지수는 25.54포인트(0.32%) 뛴 8025.09에 거래를 마쳤다.
서비스 부문의 경제 지표 호조와 고용 지표 개선이 개장 초부터 주가 상승에 무게를 실었다. 전날 제롬 파월 의장의 점진적인 금리인상에 무게를 둔 발언도 투자자들에게 안도감을 제공한 것으로 풀이된다.
9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 발표를 앞두고 이날 오토매틱 데이터 프로세싱(ADP)이 공개한 민간 부문 고용은 23만건으로 파악됐다.
전날 파월 의장은 고용 호조와 안정적인 인플레이션이 유지되는 것은 지극히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또 시간당 임금 인상이 물가를 끌어올릴 위험이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시장조사 업체 IHS마킷이 발표한 9월 서비스업 지표는 53.5를 기록해 전월 수치 54.8에서 하락했지만 구매관리자협회(ISM)가 집계한 수치는 61.6으로 시장 예상치인 58을 크게 웃돌았다.
지표 개선과 함께 북미 지역 무역 협상 타결이 여전히 증시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주가 향방에 대한 비관론이 번지고 있어 주목된다.
이날 블룸버그에 따르면 S&P500 기업 가운데 3분기 이익이 애널리스트의 전망에 미달할 것이라고 밝힌 기업이 예상치를 상회할 것으로 밝힌 기업을 8 대 1의 비율로 웃돌았다. 미국 간판급 기업들이 2010년 이후 가장 비관적인 이익 전망을 내놓은 셈이다.
S&P500 지수의 주가수익률(PER)은 16.8로, 과거 10년간 평균치에 비해 14% 높은 상황이다. 3분기를 기점으로 기업 이익 성장이 본격적으로 둔화되는 조짐이 확인될 경우 주가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월가 애널리스트의 지적이다.
이 밖에 신흥국과 유럽 등 해외 금융시장이 고전하는 가운데 뉴욕증시의 ‘나홀로’ 강세에 따른 부담 역시 주가 하락의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반도체 섹터에 대한 경고는 또 한 차례 제기됐다. 모간 스탠리는 관련 업체의 이익 전망치를 3년만에 처음으로 하향 조정하며 재고 물량 조정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앞서 레이몬드 제임스와 골드만 삭스, 스티펠 니콜라우스에 이어 반도체 섹터의 펀더멘털에 대한 경고음이 끊이지 않고 있어 IT 주가 전반에 충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CMC마켓의 데이비드 메이든 애널리스트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경제 지표는 미국 경제 펀더멘털이 탄탄하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9월 고용 지표와 연준의 정책 향방을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종목별로는 회원 데이터 해킹 소식에 연일 하락 압박을 받았던 페이스북이 1% 선에서 상승했고, JC페니는 질 솔토 신임 최고경영자 선임 소식에 5% 랠리했다.
국제 유가는 1.6% 급등하며 배럴당 76.41달러에 거래됐고, 장단기 국채 수익률은 큰 폭으로 상승했다. 10년물 수익률이 장 후반 10bp(1bp=0.01%포인트) 급등하며 3.16%에 거래됐고, 30년물 수익률 역시 10bp 뛴 3.31%를 기록해 2014년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2년물 수익률도 5bp 오르며 2.86% 선에서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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