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3분기 미국 기업의 어닝 시즌을 앞두고 수년간의 트렌드와 정면으로 상반되는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소위 ‘어닝 서프라이즈’에 대한 예고와 뉴욕증시의 추가 상승 기대는 엿보기 힘들고, 기업들 사이에 이익 ‘경고’가 쏟아지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를 중심으로 한 뉴욕의 금융가 [사진=블룸버그] |
월가 투자자들은 뉴욕증시의 최고치 랠리 속에 밸류에이션 부담이 대폭 상승한 만큼 이른바 ‘어닝 피크’가 가시화될 경우 주가에 작지 않은 충격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3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S&P500 기업 가운데 3분기 이익이 애널리스트의 전망에 미달할 것이라고 밝힌 기업이 예상치를 상회할 것으로 밝힌 기업을 8 대 1의 비율로 웃돌았다.
미국 간판급 기업들이 2010년 이후 가장 비관적인 이익 전망을 내놓은 셈이다. 넷플릭스와 어플라이드 머티리얼 등 주요 기업들 사이에 이익 경고가 꼬리를 물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 1~2분기 25% 내외의 이익 성장을 기록한 기업들은 3분기 21.6%의 성장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무역 마찰과 3분기 5%에 이른 달러화 상승으로 인해 수출 기업을 중심으로 주요 업체들의 이익률이 저하될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전면전과 신흥국 위기 속에서도 뉴욕증시가 고점을 높인 것은 기업 이익 성장에 기댄 결과라는 점을 감안할 때 최근 상황은 투자자들의 경계감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3분기 S&P500 지수의 상승률은 7.2%에 달했다. 3분기 S&P500 기업의 주당순이익 전망치 42.11달러를 기준으로 할 때 주가수익률(PER)은 16.8에 이른다.
이는 과거 10년간 평균치에 비해 14% 뛴 수치다. 펀더멘털 측면에서 악재가 불거질 경우 지난 4월 캐터필러의 이익 경고에 주가가 급락했던 상황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가뜩이나 월가 투자은행(IB) 사이에 뉴욕증시의 ‘나홀로 상승’이 영속되기 어렵다는 의견이 힘을 얻는 만큼 3분기 어닝 충격이 발생할 여지가 높아 보인다.
씨티그룹은 투자 보고서를 내고 “기업이 3분기 실망스러운 실적을 내놓을 경우 주가 하락 압박이 상당할 것”이라며 “달러화 강세와 금리 상승, 여기에 신흥국 혼란까지 주변 여건이 우호적이지 않아 투자 심리가 더욱 크게 꺾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월가의 기업 이익 전망치 역시 하향 조정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어닝 시즌이 뉴욕증시에 상승 동력을 제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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