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까지 대형SUV와 초소형SUV 추가 생산
미 관세폭탄 대비, 현지 판매 확대 이중 효과
[서울=뉴스핌] 전민준 기자=기아자동차가 첫번째 초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미국 생산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미국의 관세장벽 등 통상압력에 SUV 중심의 현지 생산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차후 출시하는 SUV는 현지 생산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지난 2017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한 초소형 SUV ‘피칸토 X’을 내년 상반기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하는 걸 현지 실무부서와 최종 조율 중이다. 이달 말까지 생산 일정과 규모 등을 조정해 확정할 계획이다.
기아차는 내년 상반기부터 피칸토-X를 판매할 경우 60%로 떨어진 조지아 공장 가동률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2006년 연간 36만대 생산체제로 시작한 기아차 조지아 공장은 2012년 이후 줄곧 가동률 100% 이상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86.4%로 떨어진 뒤, 올해는 60%대까지 주저앉았다.
조지아 공장에서는 중형 세단 K5와 중형SUV 소렌토를 생산하는데, 모델 노후화로 판매량이 매년 줄고 있다. 올 상반기 누적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줄어든 34만6675대였다.
기아자동차가 2017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공개한 피칸토-X.[사진=기아자동차] |
기아차의 피칸토-X는 미국에 몇 안 되는 초소형 SUV인데다, 현지 시장규모도 점차 커지고 있어 기대작으로 꼽힌다.
미국 내 초소형 SUV는 토요타 C-HR과 BMW X1 정도다. 그러나 C-HR과 X1은 소형SUV와 전장길이와 폭 등 크기에 큰 차이가 없다. 때문에 기아차 측은 차체 길이가 소형SUV 보다 100㎜ 이상 작은 피칸토 X-라인이 새로운 세그먼트(영역)을 개척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아차는 연간 10~12만대의 미국 경차 시장을 공략 포인트로 잡았다.
기아차 관계자는 “기존 경차에 지루해 하는 소비자들이 많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기아차는 연말 이후 출시할 SUV 중 대형급인 텔루라이드도 미국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위탁생산 해 오던 현대차 산타페 물량 일부를 조정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럴 경우 기아차의 미국 SUV라인업은 내년까지 피칸토X(경소형)->스토닉(소형)->스포티지(준중형)->쏘렌토(중형)->텔루라이드(대형) 등으로 완성된다.
미국 자동차시장의 대세인 SUV 신차 라인업이 완성되고 현지 생산키로 하면서, 기아차의 미국 생산 능력 36만대를 내년 말이면 거의 회복할 전망이다. 또한 미국 판매량 대비 현지생산비중이 2016년 52%에서 2020년 65% 이상으로 상승하며, 안정적인 생산체제를 갖추게 된다.
기아차 관계자는 “미국 관세 등 통상압박으로 현지 생산을 늘릴 수밖에 없는 게 장기방향이고 SUV 신차 출시-> 미국 시장점유율 확대->공장가동률 증가->인센티브(판매 촉진비) 축소-> 공장가동률 추가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