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중국의 지난 9월 제조업 경기 확장세가 둔화한 것으로 정부와 민간 조사 모두에서 나타났다. 국내 경기 둔화와 미국과의 무역전쟁 여파가 반영된 탓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9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직전월인 8월 51.3에서 50.8로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통신의 경제 전문가 대상 설문 예상치(중앙값) 51.2를 크게 밑도는 것이다. 또 하위 항목 중 신규 수출 주문지수는 8월 49.4에서 48.0으로 수축했다. 4개월 연속 하락한 셈이다.
같은 날 발표된 차이신과 IHS마킷의 제조업 PMI는 8월 50.6에서 50로 하락해 작년 5월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PMI는 50을 웃돌면 경기 확장, 밑돌면 수축을 가리킨다. 국가통계국이 내놓는 공식 PMI는 중국 대형 국영기업이 조사 대상인 반면, 차이신과 마르키트가 내놓는 PMI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민간기업이 대상이다.
최근 미중 무역협상에 진전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올해 2500억달러 중국 수입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한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예고대로 추가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커졌다. 해외 수요 전망이 악화한 가운데 중국 경제는 정부의 부양책에 더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ISH마킷의 라지브 비스워스 APAC(아시아태평양)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9월 중국의 공식 제조업 PMI가 추가로 둔화한 것은 중국 제조업 수출 부문에 미치는 미중 무역전쟁의 충격이 심화하고 있음을 반영한 것"이라며 "중국 정부가 성장 지원을 위해 몇 가지 추가 부양책을 적용할 수도 있지만, 제조업 수출 업종에 대한 단기 전망은 여전히 부진하다"고 논평했다.
다만 같은 달 정부의 비(非)제조업 PMI는 54.9로 상승했다. 서비스와 건설 부문 국내 수요가 현재 직면 중인 외부 충격을 완화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강력하다는 점을 신호한다고 블룸버그는 진단했다. 중국은행 국제금융연구소의 가오 유웨이 연구원은 "정부의 지원 정책은 4분기부터 영향을 미치기 시작할 것"이라며 "이는 무역전쟁의 피해를 상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보다 민간이 발표한 PMI가 더 나쁘게 나왔다는 건 중국 제조업체들의 업황이 정부 발표보다 악화됐다는 점을 시사한다. 웬치 류 등 중국국제금융공사(CICC)의 분석가들은 공식 PMI를 보면 제조업 부문의 실업률 증가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그들은 "인프라와 부동산 투자 성장이 주기적인 안정을 이끌 수 있기 때문에 이들 부문의 투자 성장세를 면밀히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블룸버그통신] |
bernard0202@newspim.com